“일 거품붕괴 직전과 비슷”…강남구 매매값 상승률, 전세 21배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서울 강남지역 3개구 아파트 가격은 소득 대비 18.9배로 일본의 부동산 버블(거품)이 꺼지기 직전 21.7배에 근접하고 있다”며 “이런 거품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거품이 꺼져도 소비에 치명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으나, 거품이 한꺼번에 꺼지지 않도록 조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부총리는 이날 과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힌 뒤 “강남 집값 거품에는 일부 교육 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집값이 끊임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수요를 낳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값 하락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에 대해 “부동산시장 하락이 소비에 끼치는 영향은 주식시장 하락 영향보다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강남 집값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도 이날 “강남지역 부동산값은 국제적으로 비교해 봐도 거품이 끼어 있다”며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거품을 경고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드는 전환점에 있는 만큼 국민들이 주택 구입 때 피해를 입지 않도록 참고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2003년부터 올해 4월까지 3년여 동안 강남·서초·송파·양천(목동) 4개 구와 성남·분당, 안양 동안(평촌), 용인시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의 매매·전세 가격 증감률을 조사한 것을 보면, 이들 지역의 연평균 매맷값 상승률은 전세금 상승률의 7.4배였다. 특히 강남구 아파트는 연평균 12.5% 오른 데 반해, 전셋값은 0.6% 상승에 그쳐 그 차이가 무려 21배나 되었다. 한편, 굿모닝신한증권이 최근 96명의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6%가 부동산값의 상승세를 전망한 반면, 하락을 예상한 응답자는 25.0%였다.
허종식 김의겸 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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