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앞 광장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월드컵 응원가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13일 강행군 “강북민심 잡아라” 첫발
강금실, 수유리 묘역참배로 시작 “교육·예산 적극 투입”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18일 첫 유세는 수유리 4·19묘역 참배로 시작됐다. 이어 대학로와 동대문, 응암시장 등 강북 지역 12곳을 차례로 훑었다.
시민들은 선거 자체에는 무관심한 듯했지만 강 후보의 등장에는 적잖이 호기심을 나타냈다. 젊은층, 특히 여성들의 반응이 두드러졌다. 성신여대 앞에서 만난 20대 여성들은 먼저 악수를 청하며 “저도 큰 인물이 되고 싶다”, “여자로서 너무 멋지다”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환하게 웃으며 “즐겁다”고 답했다. 그는 “정치가 뭔지 다시 깨닫고 있다”며 “시민과 마음을 교감하고, 시민의 말을 겸허히 들어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 정책에 반영하는 게 정치”라고 정의를 내렸다. 또, “열린우리당이 잘못한 것은 국민들의 말을 잘 안 듣고, 언론과 싸운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의 유세를 보면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유아무개(25·점원)씨는 “열린우리당이 정권을 잡은 뒤 잘한 게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강금실은 좋은데, 열린우리당이 잘못해서 안 돼”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렸다. 강 후보의 이날 마지막 유세장인 명동입구에서는 3천명에 이르는 관중들이 몰려들어 대선유세에 버금갔다. 강 후보는 “노점상들과 건설현장 인부들, 쪽방 노숙자들을 만나보니 무리한 요구가 없더라”며 “정치인들이 이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예산이 있는데도 잘못 쓴 탓”이라고 말했다. 또 “빈부격차 지역격차 없이 다같이 잘사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아침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오세훈, “나도 강북출신” 강조 뉴타운 재래시장등 누벼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18일 아침 6시 노량진 수산시장 방문으로 선거운동 13일의 ‘강행군’에 들어갔다. 이어 성북구 장위시장, 강북구청 앞,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앞, 중구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거리유세를 펼쳤다.
민주당 박주선 “김대중씨 계승”
민노당 김종철 “사회양극화 해소”
국중당 임웅균 “문화 넘치는 서울”
박주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노인들과 악수하며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박주선 민주당 후보와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 임웅균 국민중심당 후보도 저마다 한 표를 호소하며 첫 유세전에 나섰다. 아침 7시30분 시청역에서 첫 선거운동을 시작한 박주선 후보는 남대문 시장, 창신동 상가, 미아동 숭인시장, 창동 신창시장 등 재래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서민시장·민생시장’임을 부각시켜,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서민층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의도였다. 그는 또 가는 곳 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한 경륜있는 서민시장 박주선을 찍어달라”며 과거 김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겨냥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노무현의 수제자 강금실과 대통령 병, 돈 먹는 병까지 걸린 이회창의 수제자 오세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제자 박주선의 대결”이라고 경쟁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박 후보는 이날 남대문시장 유세 때 한 상인이 “서울시를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며 운동화를 선물하자, 하루 종일 이 운동화를 신고 움직였다. 장상 선대본부장과 함께 남대문시장에서 붉은악마 티셔츠를 구입한 뒤 노인들이 모인 종묘에서 꼭짓점 댄스를 추고, 억울한 시민이 없는 서울시를 만들겠다며 ‘신문고’ 타고식을 열기도 했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지역 구청장 출마자들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공약을 발표를 하고 있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김종철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을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상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과의 만남에 주력했다. ‘사회 양극화 해소’에 초점을 맞춰, 핵심 지지층을 먼저 공략하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아침 8시 30대 사무직 노동자가 몰리는 여의도역 유세를 시작으로, 민주노총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기자회견’, 사립학교 개혁 국민운동본부 간담회,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연합회 간담회, 성동구 금호시장 유세, 종로구 뉴타운 반대 주민 간담회 등 빼곡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서울시청 앞에서 시 산하기관 노동자들과 함께 연 ‘공공서울 쟁취를 위한 공공연맹 기자회견’에서 주먹을 불끈 쥔 채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 ‘파업투쟁가’ 등을 부르며, “서울시와 산하기관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의 부인 정혜정씨도 나섰다. 보험설계사인 정씨는 “나도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라며 “남편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선거일까지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임웅균 국민중심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근처 거리에서 유세를 하다 한 환경미화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웅균 국민중심당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이화여대 앞을 시작으로 연세대 앞, 현대백화점 앞 등 신촌 일대를 걸어다니며 “문화와 정이 넘치는 서울, 미소짓는 경제 서울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성악가인 임 후보는 개사곡 ‘우리가 모두가 하나 되어’를 불러, 거리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신승근 황준범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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