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 ‘73개 여성단체’와 토론회
서울시장 후보들이 22일 ‘여심’을 잡기 위해 오랫만에 토론을 벌였다. 전국 73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생활자치 맑은정치 여성행동’이 이날 서울 종로구 송현클럽에서 마련한 자리다. 그동안 시민단체 토론회가 번번이 무산된 것과 달리,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여성표를 의식한 듯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박주선 민주당 후보,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 등 여야 4당 후보들은 서울 시내 성매매 집결지(집창촌) 5곳의 조속한 폐쇄,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확대 등에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여성 일자리 창출 방안과 여성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는 의견이 달랐다. 오 후보는 “경제가 회복되면 여성 일자리도 자연히 늘게 된다”고 말해, 김 후보로부터 “저성장 시대에 맞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강 후보는 고학력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공약을 내놓았으나, ‘신전문가’의 사례를 들어달라는 요구에 답변을 하지 못했다. 여성 부시장 임명에 대해서는, 오 후보만 즉답을 피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적극 찬성했다.
특히 ‘오·엑스’(O X) 푯말로 답하는 질문에서 간통죄 폐지에 대해 오 후보만 반대 푯말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난지도골프장을 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선 박 후보만 ‘×’ 푯말을 들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상시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추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강 후보와 김 후보는 찬성한 반면, 오 후보와 박 후보는 “세모 푯말은 없느냐”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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