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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대표 피습’뒤…“부동층이 한나라당 다시 보기 시작했죠”

등록 2006-05-24 18:55수정 2006-05-24 20:45

염홍철 열린우리당 대전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전 둔산동 케이티 대전충남본부를 방문해 구내식당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전/이종찬 기자
염홍철 열린우리당 대전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전 둔산동 케이티 대전충남본부를 방문해 구내식당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전/이종찬 기자
“동정표 많이 나올 것” “투표할 이유 찾았다”
며칠새 분위기 급변…염홍철후보 맹추격 당해
한나라 총력태세…여 ‘인물론’으로 바람막이
‘박대표 피습’뒤 술렁이는 대전 표심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사건이 5·31 지방선거의 모든 이슈를 압도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24일, 대전은 그 괴력을 어느 곳보다 온몸으로 겪고 있는 듯 했다.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전북을 빼고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이 ‘당선 확실’을 자랑하던 곳이었지만, 피습사건 이후 ‘혼전’을 예고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한밭벌 대전시 거리에서는 밑바닥 표심의 변화를 전하는 유권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유성시장에서 과일행상을 하는 박아무개(47)씨는 ‘박 대표 사건’에 대해 “0.1%라도 사건의 배후에 대해 의심이 가지 않을 수없다”며 “한나라당 쪽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성효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전 충남도청 앞 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대전/이종찬 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박성효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대전 충남도청 앞 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대전/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권아무개(35)씨도 “박 대표에 대한 동정표가 많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좀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사람들의 ‘성격’을 감안하면, 사실상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전하는 방식으로 에둘러 자신의 속내를 밝힌 것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는 염홍철 열린우리당 후보가 멀찍이 앞서가던 선거구도가 며칠새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실시된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선 과거 22%포인트에 이르던 두 후보의 격차가 박 대표 피습 이후 16.9%포인트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 사건’은 특히 부동층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만난 상인 전용섭(36)씨는 “정치엔 관심이 없었지만 뉴스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며 “투표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김아무개(43)씨는 “최근 며칠새 주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그동안 무관심했던 친구들이 ‘대전은 한나라당 후보가 누구냐’고 돌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표를 구하는 정치권이 이런 변화 조짐을 그냥 두고볼리 없다. 추격하는 처지인 한나라당은 당장 ‘총력전’을 다짐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둔산동 박성효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선거대책회의를 열었다. 이재오 원내대표, 허태열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총출동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저녁 대전으로 내려와 긴급 중앙선거대책위를 소집하는 등 선봉을 자처했다.

이 원내대표는 “왜 노무현 정부의 무능을 심판해야 하는지 낮고 겸손한 자세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강창희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박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후 70여일만에 처음으로 염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기염을 토했다.

박 대표에 대한 동정심도 적극적으로 자극했다. 김영선 최고위원은 지역 5일장인 유성시장 지원연설에서 “한나라당을 찍어야 박 대표가 일어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열린우리당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중리시장, 법동시장, 문창시장 등 재래시장을 돌며 염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김 원내대표는 인물론을 강조하며, 한나라당의 당 대 당 대결구도를 차단하고 나섰다.

그는 “한나라당이 박 대표 피습사건을 이용해 대전시장까지 차지하려고 총력 지원에 나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전 유권자들이 대전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을 정확히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염 후보의 홍정민 대변인도 “이번 선거는 정치인을 뽑는 정당대결 구도가 아니라 대전 발전을 이끌 인물을 뽑는 선거”라며 “대전시민들은 여전히 인물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여전히 20%포인트 가량 염 후보가 앞서는 상황”이라며 “뒤짚힐 일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전/손규성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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