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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중선구제 기초의원 선거 ‘집안싸움’ 극심

등록 2006-05-30 07:44수정 2006-05-30 07:45

한 선거구에서 최다 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가 전면 시행된 기초의원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같은 당 후보끼리 이른바 '구역' 침범문제로 주먹다짐을 하는 등 집안싸움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당초 표를 골고루 받아 나란히 당선될 목적으로 출신지역을 중심으로 전략지역을 나눈 뒤 상대 후보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을 맺었으나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초조해진 일부 후보들이 이 협정을 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시 동구 '다'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소속 A후보는 지난 29일 오전 10시께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같은 당 B후보의 사무실에서 유세차량 접촉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5~6명의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에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대전의 모 구청장 후보가 거리유세에서 같은 당 구의원 후보 2명중 1명만 소개한 것이 문제가 돼 소개를 받지 못한 구의원 후보의 운동원이 구청장 후보에게 항의하다 격투끝에 얼굴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대전시 중구의 한 선거구에서도 같은 당 공천을 받은 A후보와 B후보가 각각 상대 후보의 출신지에 선거사무소를 열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남 김해시 '바'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 A후보가 같은 당 B후보의 선거운동원이 유세과정에서 유권자에게 음료수를 제공했다고 지역 선관위에 제보했고, C후보는 D후보측의 운동원이 자신의 지역에서 명함을 돌렸다고 선관위에 제보하는 등 집안싸움이 극에 달했다.

또 김해시 장유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장유시장 입구에서는 같은 당 후보끼리 유세장소 확보를 위한 자리다툼이 대단하다.

3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는 부산시 사상구의 모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A후보가 자신의 출신지에 무소속 후보가 난립해 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 같은 당 B,C 후보의 출신지를 넘보는 바람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진구 모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A후보도 B후보의 전략지에서 거리유세를 하다 B후보와 심하게 말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후보 3명과 함께 부산시 기장군 '가'선거구에 나온 한나라당 A후보는 "처음에는 주어진 영역안에서 선거운동을 했는데, 선거가 막판으로 접어들자 초조한 마음에 다른 후보의 출신지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각자 불만이 대단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 후보 2명이 동시에 출마한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선거구에서도 유권자가 적은 지역출신의 한 후보가 다른 후보 지역으로 원정유세를 나갔다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용인시의 한 선거구에서는 같은 당 후보 3명이 각자 다른 후보의 출신지에 대한 물밑 표작업을 하다 발각돼 갈등을 빚고 있다.

4명의 군의원을 뽑는 경북 울릉군 '가'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 후보 4명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당초 맺었던 신사협정이 깨진지 오래고, 특히 각 후보진영은 자체 감시단을 구성해 다른 후보들의 불법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한 한나라당 후보는 "막판에 누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감시망을 구축했다"면서 "한나라당 후보도 예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는 민주당 기초의원 후보들간의 '구역싸움'이 대단하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부산.대전.경기.경남.경북=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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