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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서울시장 후보들 ‘선거비 알뜰지출’

등록 2006-05-31 16:16수정 2006-05-31 18:29

후보 5명 모두 법정선거비용 한도액 34억5200만원 채우지 못해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은 5.31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기간 선거비를 법정한도 이내에서 최대한 `아껴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선거운동 종료후 각 후보 캠프의 선거비 지출 잠정집계 내역을 파악해 본 결과, 5명의 서울시장 후보 모두 법정선거비용 한도액인 34억5천200만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후보 캠프는 이번 선거운동기간에 20억∼25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공식 선거전을 앞두고 강 후보는 예상선거비 30억원을 채우기 위해 개인대출로 급전을 조달했지만 돈이 모자라 서울지역 의원들로부터 금전적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빚을 내 돈을 마련한 만큼 씀씀이도 최대한 줄였다는게 강 후보측의 설명이다.

열악한 재정상황 탓에 강 후보는 단가가 비싼 1면 신문광고는 엄두도 못내 3면.5면 광고를 냈고 최소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TV.라디오 방송 연설도 되도록 황금시간대를 피함으로써 비용을 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춘(金榮春) 선대본부장은 "당 재정이 넉넉지 않고 캠프 살림살이를 빚으로 꾸려갔기 때문에 정말 기본지출만 하면서 가난하게 선거했다"고 토로했다.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 캠프도 모두 24억원을 지출해 우리당 강 후보 캠프와 지출 규모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오 후보는 `돈 안드는 클린 선거'를 모토로 이번 선거를 `오세훈 선거법'의 완결판으로 만든다는 방침을 세웠던 만큼 선거비용 알뜰 집행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종전에는 홍보물이나 유세차량 제작에 `거품'이 끼여 있었지만, 이번에는 사전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 가격 협상 등을 까다롭게 해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였고 현수막 제작 등도 최소화해 꼭 필요한 돈만 썼다는 것.

오 후보는 이와 함께 서울시장 후보 중 유일하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포털 사이트에 매일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내역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 확보에 신경을 썼다.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후보, 민주노동당 김종철(金鍾哲) 후보, 국민중심당 임웅균(任雄均) 후보도 법정 한도액에 크게 못미치는 돈을 선거비로 썼다.

박주선 후보측은 최대 570명까지 쓸 수 있는 선거운동원을 150명선으로 줄이는 등 인건비마저 절약하는 방법으로 13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종철 후보 캠프는 8억원을 선거비로 지출, 대부분 명함이나 현수막 등 홍보물 제작에 썼고 신문광고나 TV연설 등은 꿈도 꾸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임웅균 후보측은 유권자 가구마다 투입되는 홍보책자는 물론 현수막조차 만들지 않을 정도로 비용을 아껴 선거비로 1억원 정도를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각 후보측의 선거비용 절약 노력이 돋보였지만 후보들이 씀씀이를 확 줄인 것은 초반부터 선거 판세가 굳어진 탓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의 승부를 연출하며 막판 과열 양상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의 우위가 끝까지 유지되며 어찌보면 싱거운 승부가 연출됐다는 점이 선거비 지출 요인을 억지했다는 것이다.

우리당 중앙당 관계자는 "쟁점 이슈 등이 부각돼 치열한 정책 대결이 펼쳐졌다면 공약홍보를 위한 미디어 선거 비용이 많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경 정윤섭 기자 hanks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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