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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전국투표현장] 1인6표 “헷갈리네” 실수 연발

등록 2006-05-31 23:00수정 2006-06-01 02:17

배 타고 구급차 타고 ‘한표 열의’
일본 아소 외상 “독도 투표소 항의”
설악 대피소 직원 ‘하산투표’
지역 일꾼을 뽑는 5·31 제4회 지방선거가 31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섬과 벽지에서도 투표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의 열기가 이어졌으며, 개표도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일부 지역에서 투표지 분류기 고장으로 시간이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 개표소가 마련된 서울대 체육관에서는 기초의원의 경우 선거구별로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에 대한 몰이해로 무효표가 속출하기도 했다. 복수 공천된 특정 당 후보를 둘 다 선택하는 등 2∼3명에게 한꺼번에 기표해 무효가 된 사례가 가장 많았고 아무도 선택하지 않아 사표가 된 경우도 있었다. 모종수 관악구 선관위 사무국장은 “용지 한 장에 한 표만 찍으라고 안내를 많이 했지만 제대로 방법을 몰랐거나 잘못 이해해 무효표가 된 경우가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일부 투표지 분류기에서는 걸림 현상과 프로그램 오작동 등으로 인해 작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빠른 복구로 큰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았다.

◇…인천의 5·31 지방선거 투표율이 또다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인천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62.0%의 투표율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데 이어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43.2%,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39.3%로 가장 낮았다. 그리고 이번 제4회 지방선거에서도 44.2%의 투표율로 또다시 전국 최저의 불명예를 안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은 지역적 특성상 외지인이 많은데다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멀어져 투표율 최하위라는 오명을 씻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 동래구 제2선거구에 출마한 조길우(62) 한나라당 부산시의원 후보가 투표도 하지 않고 전국 첫 5선 광역의원에 당선됐다. 조씨는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내리 4번 부산시의원에 당선됐으며, 이번 선거에서는 경쟁자가 없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그는 제3대 선거에서도 무투표 당선됐으며, 4대 의회에서 부의장, 5대 의회에서 의장을 맡는 등 “직업이 부산광역시의원”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부산시의회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이날 전국 여러 투표소에선 ‘1인6표제’와 ‘기초의원 중선거구제’ 등 새로 도입된 복잡한 투표방식 때문에 유권자들이 기표를 잘못해 무효표가 속출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런 현상은 특히 노인층에서 많이 나타났으나, 일부 젊은 유권자들도 ‘깜빡 실수’를 한 뒤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광주 서구 상무1동 유촌초등학교 투표소에선 40대 중반의 여성 유권자가 지지 정당의 기초의원 후보 모두에게 기표했다가, “1장에 1명에게만 기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경남 거창 등 일부 선거구에선 사퇴하거나 당적 이탈로 후보 등록이 무효화한 후보들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실리는 바람에 몇몇 유권자들이 해당 후보에게 기표하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인천시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 안에 마련된 중구 제1투표소인 북성동사무소 투표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된 화교들이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투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4대째 인천 차이나타운에 거주하며 중국음식점 ‘태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손덕준(50)씨는 “인천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화교라는 이유로 이방인 취급을 받아왔는데 주인 대접을 해주는 것 같아 기쁘다”며 “기쁜 마음으로 칠순의 어머니와 처, 두 딸, 동생 등 가족 10여명과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인천선관위는 차이나타운 내 화교들을 위해 선거공보물에 투표하는 방법 등을 한글과 한자로 만들어 편의를 제공했다.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이날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한국이 독도에 지방선거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한 데 대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아소 외상은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서 (투표소 설치를)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지난 23일 항의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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