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을 뽑는 경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오만한 공천'이란 평가를 받은 한나라당은 곳곳에서 허를 찔렸고 열린우리당은 전국적인 악전고투 속에서도 경남 중.서부 거점 마련이라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한나라당은 당초 열린우리당 천사령 군수가 버티고 있던 함양만 건지면 20개 시.군 석권도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관측으로 출발했지만 4곳은 무소속에, 2곳은 열린우리당에 내주고 말았다.
외형상 처음 공천권을 행사한 한나라당 도당은 역대 최대로 가장 많은 공천 신청자가 몰렸으나 투표를 통한 실질적인 경선은 전무한 가운데 지역에 따라 심사나 전략공천, 여론조사 등 뚜렷한 기준 없이 다양한 형태로 시장.군수 후보를 공천했다.
공천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여론조사 과정에서 반발과 시위가 잇따랐고 지역 국회의원과 공천심사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시장.군수를 내준 곳은 극심한 공천 후유증을 앓았거나 공천 불공정성 시비가 일었던 지역이 대부분이다.
밀양은 여론조사를 통해 1%미만의 지지율 차로 공천자가 결정돼 반발이 심하게 일었던 곳으로 열린우리당 엄용수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한나라당 도의원 출신의 박태희 후보를 물리쳐 이번 경남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무소속에서 여당으로 옮긴 함양의 천사령 후보는 처음부터 계속 리드를 지켜 당선이 예상되기도 했던 것에 비해 밀양의 경우 의외의 인물인 공인회계사 출신 엄 후보가 당선돼 지역 정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사법처리돼 재판이 진행 중인 김종규 창녕 군수도 한나라당 이수영 후보를 근소한 차로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그도 사실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선거 직전 당의 부담을 고려해 무소속을 택한 경우다. 양산에서는 한나라당이 윤장우 후보를 공천하자 '지역 국회의원의 정실 공천'이라며 지역내 사회단체까지 가세해 오근섭 현 시장을 범시민후보로 선출해 당과 국회의원에 도전, 승리를 일군 드문 케이스다. 당초 '신승'을 기대하던 당에서도 윤 후보가 큰 표차로 낙선하자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부지사 출신으로 당초부터 한나라당 공천을 포기하고 현직 군수와 정면 승부를 걸어 당선된 의령의 김채용 후보나 현직이면서 낙천의 설움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한 함안의 진석규 후보도 접전 예상 속에 무난히 당선돼 무소속의 힘을 확인시켜줬다. 열린우리당 김두관 도지사 후보가 군수를 지냈던 남해에서는 한나라당 하영제 후보가 예상을 깨고 열린우리당 정현태 후보와 상당한 근접전을 벌였고 사천 김수영, 진해 이재복 후보 등도 무소속 후보와 힘든 게임을 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볼 때 공천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해당 지역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심사도 편치 않게 됐고 향후 자신의 거취에도 적잖은 악재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밀양, 창녕 두 곳을 다 내준 김용갑 의원과 의령, 함안을 내준 김영덕 의원, 지역의 극심한 반발을 무릅쓰고 '전략 공천'을 감행했던 양산 김양수 의원 등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2회 지방선거 때 무소속에 6곳을 내줬고 3회 때 4곳을 내줬던 한나라당이 이번에 다시 6곳에서 낙선했을 뿐만 아니라 당초 여당이 경남에 발 붙이기가 힘들 것이란 예측을 깨고 함양과 밀양 기초단체장을 내준 것을 놓고 당장 내년 대선 등과 관련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열린우리당으로선 중.서부에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한 데다 두 곳을 집중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혁규 최고위원은 김두관 최고위원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경남지역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 (창원=연합뉴스)
그도 사실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선거 직전 당의 부담을 고려해 무소속을 택한 경우다. 양산에서는 한나라당이 윤장우 후보를 공천하자 '지역 국회의원의 정실 공천'이라며 지역내 사회단체까지 가세해 오근섭 현 시장을 범시민후보로 선출해 당과 국회의원에 도전, 승리를 일군 드문 케이스다. 당초 '신승'을 기대하던 당에서도 윤 후보가 큰 표차로 낙선하자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부지사 출신으로 당초부터 한나라당 공천을 포기하고 현직 군수와 정면 승부를 걸어 당선된 의령의 김채용 후보나 현직이면서 낙천의 설움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한 함안의 진석규 후보도 접전 예상 속에 무난히 당선돼 무소속의 힘을 확인시켜줬다. 열린우리당 김두관 도지사 후보가 군수를 지냈던 남해에서는 한나라당 하영제 후보가 예상을 깨고 열린우리당 정현태 후보와 상당한 근접전을 벌였고 사천 김수영, 진해 이재복 후보 등도 무소속 후보와 힘든 게임을 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볼 때 공천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해당 지역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심사도 편치 않게 됐고 향후 자신의 거취에도 적잖은 악재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밀양, 창녕 두 곳을 다 내준 김용갑 의원과 의령, 함안을 내준 김영덕 의원, 지역의 극심한 반발을 무릅쓰고 '전략 공천'을 감행했던 양산 김양수 의원 등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2회 지방선거 때 무소속에 6곳을 내줬고 3회 때 4곳을 내줬던 한나라당이 이번에 다시 6곳에서 낙선했을 뿐만 아니라 당초 여당이 경남에 발 붙이기가 힘들 것이란 예측을 깨고 함양과 밀양 기초단체장을 내준 것을 놓고 당장 내년 대선 등과 관련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열린우리당으로선 중.서부에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한 데다 두 곳을 집중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혁규 최고위원은 김두관 최고위원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경남지역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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