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에서 기호에 따라 후보간 희비가 확연히 갈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 선거구에서 2~4명의 후보를 선출하는 중선거구제가 실시됨에 따라 주요 정당은 2~4명의 후보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같은 정당에서 2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할 경우, 후보 기호는 정당별 고유 숫자에 이름에 따라 가,나,다,라가 추가되는 식으로 결정됐다.
예를 들어 열린우리당에서 한 기초의원 선거구에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면 열린우리당을 나타내는 고유 숫자 1에 후보자들의 이름에 따라 가나다순으로 1-가, 1-나, 1-다 와 같은 형식으로 기호가 부여됐다.
그러나 이 같은 기호배정 방식에 대해 유권자들이 앞 번호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 다'를 배정받은 후보자는 `가'를 배정받은 후보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선거 전부터 제기됐었다.
실제 우리당의 모 기초의원 후보는 이 같은 기호결정 방식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개표 결과 이런 불만과 우려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원 당선자 2천513명 중 `정당숫자-가' 기호를 받아 당선된 후보는 열린우리당 193명, 한나라당 730명, 민주당 112명, 민노당 1명 그리고 국민중심당 21명 등 모두 1천57명(42%)으로 `정당숫자-나,다,라' 기호를 받아 당선된 후보의 총 합계인 841명보다도 더 많았다.
같은 정당 내에서도 `가' 기호를 받은 후보들의 당선율이 훨씬 높았다.
한나라당의 경우, `2-가' 기호를 받아 당선된 후보는 730명으로 `2-나' 기호를 받아 당선된 후보 492명보다는 238명, `2-다' 기호를 받아 당선된 후보 126명 보다는 무려 604명이나 많았다.
열린우리당의 경우도 `1-가' 기호를 받은 후보(193명)와 `1-나' 기호를 받은 후보(53명)간 당선자는 140명이나 차이가 났다.
기초의원 당선자 중 무소속 후보는 228명으로 9.0%로 집계됐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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