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조 외교’ 박성준 교수 공식행사 동행…의전도 총리급 대우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인 한명숙 총리의 유럽 순방길에 남편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사진)가 동행한다.
박 교수는 6일 오전 프랑스와 포르투갈, 불가리아, 독일 등 4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한 총리와 함께 출국해 오는 15일 오후 귀국할 때까지 한-프랑스 수교 120주년 기념식 행사를 비롯해 각국 총리 초청 만찬 및 교민 간담회, 저출산·고령화 관련 시설 방문 등 상당수 공식 행사에 동행한다. 다만 각국 대통령 예방이나 총리 회담 등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박 교수의 이번 ‘외조 외교’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성 총리의 부인’에 준하는 예우와 의전을 적용하는 만큼 총리실 의전팀은 물론 방문 당사국 의전팀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박 교수는 이동할 때 총리가 타는 차에 옆자리에 동승하는 것은 물론 간담회나 만찬 등에서 총리와 나란히 앉아 행사에 참여한다. 물론 총리가 묵는 방을 함께 사용하고, 이동 과정에서의 경호 및 의전절차도 나란히 총리급 대우를 받는다.
역대 남성 총리의 외국 순방 때 부인이 동행하지만, 공식행사 이외의 배우자 일정은 철저히 보안에 붙이는 게 관례다.
따라서 박 교수의 일정도 한 총리와의 공식 행사 이외는 상당부분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총리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박 교수는 한 총리가 각국에서 외교 행사에 참석하는 틈을 빌어 현지 교육시설과 박물관, 사회복지시설 등을 집중 둘러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회대 엔지오학과 대학원 교수답게 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서 한 총리를 ‘외조’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의사로 읽힌다. 특히 프랑스와 불가리아에서는 현지 대학교 한국어과 관계자들도 만나고, 중·고교를 방문해 수업도 경청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각 나라에서는 박 교수가 따로 움직이는 경우에 대비해 전용차량은 물론 현지 안내인과 경호인력도 따로 준비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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