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My Life 출판 기념회\'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한국어판 \'My Life\'를 선물로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장] 클린턴 방한 출판기념회서 강연
자서전인 <마이 라이프>(물푸레) 한국어판 출간 기념회를 위해 24일 한국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전히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클린턴은 연설을 통해 “이 자리에서 정치적 쟁점에 대해 길게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의) 우방국들과 한국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미 세계는 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상호의존적 상태가 됐고, 이를 보다 통합된 세계적 공동체로 만들어 공동의 책임과 이익, 가치를 누려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평생동안 이를 추구해 왔다”며 “자서전을 통해 이런 생각을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에 대해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꿈과 용기를 전세계의 젊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클린턴의 재임 기간과 함께 했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클린턴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려운 시대와 저와 함께 한국과 세계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저와 진정한 친구이며, 워싱턴에서 상당한 비판있었을 때에도 그의 햇볕정책을 적극 지지했다”고 돌이켰다. 두 김 전 대통령도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지만, 현안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대통령에 재임했던 5년동안 우리는 10여차례나 만나 한미동맹관계를 더욱 튼튼히 했다”며 “돌이켜보면 당시 5년간 한미 관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 훌륭했으며, 이때문에 전쟁위기까지 갔던 북핵위기를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한국의 장래에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이 확고한 한미동맹을 유지·발전시키는 것이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앞으로 이를 적극 지원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에 대해 전폭적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금치 못한다”며 “평화의 사도로서 세계의 모든 분쟁지역에 대해 희망의 메시지와 해결책을 전하고자 애썼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앞으로도 평화와 빈곤타파, 다자간 협력 등을 위해 능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그가 1년만 더 재임했다면 성공 일보 직전까지 갔던 2000년 2차 대북협상을 통해 핵과 미사일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되고 한반도에는 평화의 햇볕이 비치는 시대가 왔을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클린턴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1시 서울 강남 교보문고에서 사인화를 끝낸 뒤, 이날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한겨레> 문화부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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