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방송> 100분토론 시청자의견 게시판 캡쳐화면
[다시보기] 관심모은 유시민-전여옥 생방송 토론 ‘소문난 잔치’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여야의 대표적 두 ‘입심’이 다시 방송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의원은 24일 <문화방송> 100분토론(진행 손석희) ‘참여정부 2년 성공인가 실패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두 의원의 입심 대결은 지난해 3월 탄핵정국 당시 〈SBS〉‘이것이 여론이다’ 이후 1년 만이다. 두 의원의 출연으로 이날 시청률은 5.0%, <100분 토론>의 최근 3개월간 시청률중 최고치다. 토론에는 두 의원을 비롯해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서경석 서울조선족교회 목사,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 등도 참여해 열띤 공방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토론은 ‘소문난 잔치’였다. 지난해 탄핵 정국때의 열띤 토론과 달리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불꽃대결’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싱겁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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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일탈의 궤변 유 의원” “숲 못 보고 나무만 보는 전 의원”
누리꾼들 장외토론 더 뜨거워, 게시판 댓글 3천여건 관심을 모은 전여옥-유시민의 토론은 정작 토론보다, 잔칫상에 둘러앉은 손님들의 참견과 평가가 요란했다. 유 의원과 전 의원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토론 시작과 함께 치열한 장외토론을 벌였다. “신들린듯한 유 의원의 오만과 독선”, “진정한 자유주의자 유 의원”, “전 의원은 의식없는 말빨”, “전여옥의 청산유수” 등의 어록을 남기며, ‘100분토론’ 시청자게시판은 25일 오전까지 3천여건의 댓글이 올라오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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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노무현 2년 국민이 더 괴로웠다”
유 “개혁은 묵은 밭을 갈아버리는 것” 토론 들머리에서 전여옥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도 2년이 괴로웠을 것이다. 국민은 더 괴로웠다. 노무현개혁은 가장 손 쉬운 방법으로 바꾸고, 뒤짚고, 부수는 개혁이었다. 파괴하는 것은 쉽지만 만드는 것은 더 많은 공과 땀, 눈물이 필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시민 의원은 “많은 잡초가 우거진 밭을 손볼 때는 잡초를 하나하나 뽑을 수도 있지만 묵은 밭을 갈아버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새싹을 튀우기까지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고 맞받았다. 서경석 목사는 “노사정책 등 노무현 정부가 성공한 것도 많은데 국민의 평가는 인색하다”며 “국민에게 직접 다가오는 것은 시스템 개혁이 아니라 노 대통령의 말 실수, 편가르기였다. 지난해에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처럼 이념적, 정략적 개혁을 밀어 붙이고 경제살리기와 민생 안정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 사람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놓고 전혀 다른 진단을 내놨다. 유 의원은 “(참여정부 이전까지) 최고 정치지도자들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처럼 개인적인 카리스마가 강하고 역사적 정통성이 강해 가부장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일종의 철인정치의 리더십에 (국민들이) 장기간 익숙해 있어 노 대통령처럼 권력을 놔버리는 방식의 리더십에 익숙치 않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희 유 의원은 “취임시기부터 지난 총선까지 사법부 통제 못하고, 의회권력은 야당중심으로 운영되는 등 격렬한 정치적 대립기를 겪었다”며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해명했다. 전 “강남, 수구꼴통, 부자들에 대한 혐오 바람직하지 않다” 김호기 “감정적인 평가 바람직하지 않아”
전 “코드인사 대통령이 협소한 커피자판기 또 만들었다” 김호기 교수는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해 탈권위주의를 대통령의 업적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대통령 탈권위주의적 리더십은 양명성이 있다. 국정원,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에 대한 특혜가 사라졌고 수직적 권위주의에서 수평적 네트워크로 변하고 있다”며 “잘 하지 못했지만 전체적인 방향은 옳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도 “옛날에는 검찰청장, 국정원장 등은 커피자판기였다. 설치해서 밀크커피 누르면 밀크커피 나오고 블랙커피 누르면 블랙커피 나오는... 커피자판기를 앉혀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며 “대통령이 이런 것을 안 받는 것은 탈권위주의의 중요한 업적”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커피자판기에 동의하지 않지만 노무현 정부의 인사는 끼리끼리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며 “코드 인사도 커피자판기로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이 협소한 커피자판기를 또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전 의원은 “권위주의 탈피는 인정한지만 대통령 책임과 의무를 오히려 방기했다”고 탈권위적 리더십 주장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의 정치, 경제개혁과 관련해 “강남 사람들과 점심 먹으면 뭔가 안된다든지, 좋은 대학, 출세한 사람을 모독하는 분위기 속에서 남상국 사장이 자살했다”며 “개혁의 공포다. 왜 개혁은 따뜻할 수 없나. 노 대통령의 개혁은 아마추어적이고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고 일갈했다. 김호기 “(전 의원) 나무를 보며 숲을 평가하고 있다” 전 “성장동력 끌어올리지 못한 것은 반기업 정서 때문” 동문서답 전 의원의 주장에 김호기 교수는 “부분과 전체를 혼동하는 것 같다. 자꾸 나무를 보면서 숲을 평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것은 전체적으로 보고 구체적 문제는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개혁의 어떤 것이 구체적인 문제인지를 막연하게 감성적인 평가로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이 참여정부의 개혁 성과와 한계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감상적이고 총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교수의 지적에도 전 의원의 개념 혼돈은 계속됐다. 전 의원은 경제정책을 평가하면서 “ 성장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풀고 돈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돈 가진 사람들이 돈을 풀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이 반기업적이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언급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친기업적이지 못하니 친기업가 정책을 쓰라고 엉뚱한 비판과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손석춘 논설위원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100대 기업의 성장률은 높고, 기업소득은 62%가 해마다 올라가고 있으나 개인소득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이 아니라 노동자, 영세사업자, 서민들이 경제 위기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인데 한나라당의 지적처럼 대기업 위주 경기(부양)정책을 펴면 경제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반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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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김미영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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