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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대통령은 커피자판기 맞다” “아니다”

등록 2005-02-25 14:31수정 2005-02-25 14:31

<문화방송> 100분토론 시청자의견 게시판  캡쳐화면
<문화방송> 100분토론 시청자의견 게시판 캡쳐화면

[다시보기] 관심모은 유시민-전여옥 생방송 토론 ‘소문난 잔치’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여야의 대표적 두 ‘입심’이 다시 방송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의원은 24일 <문화방송> 100분토론(진행 손석희) ‘참여정부 2년 성공인가 실패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두 의원의 입심 대결은 지난해 3월 탄핵정국 당시 〈SBS〉‘이것이 여론이다’ 이후 1년 만이다. 두 의원의 출연으로 이날 시청률은 5.0%, <100분 토론>의 최근 3개월간 시청률중 최고치다.

토론에는 두 의원을 비롯해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서경석 서울조선족교회 목사,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 등도 참여해 열띤 공방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토론은 ‘소문난 잔치’였다. 지난해 탄핵 정국때의 열띤 토론과 달리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불꽃대결’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싱겁다’고 평가했다.

▲ 전여옥 의원 (황석주 기자)
유 의원은 전 의원의 공박에 “송구스럽다, 인정한다” 등의 표현을 쓰며 여유있게 토론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참여정부 평가에 대한 객관적 사실지표를 내놓지 못한 채 시종 “미숙하다”, “기업과 부자들만 미워한다”는 등의 감정적 평가로 일관해 토론의 쟁점을 흐렸다는 비난을 들었다. 두 사람에게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김호기 교수는 전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전 의원을 궁지로 몰아넣어 ‘전여옥 저격수’, ‘토론의 절대강자’의 애칭으로 인터넷에서 불리고 있다.


“논점일탈의 궤변 유 의원” “숲 못 보고 나무만 보는 전 의원”
누리꾼들 장외토론 더 뜨거워, 게시판 댓글 3천여건

관심을 모은 전여옥-유시민의 토론은 정작 토론보다, 잔칫상에 둘러앉은 손님들의 참견과 평가가 요란했다.

유 의원과 전 의원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토론 시작과 함께 치열한 장외토론을 벌였다. “신들린듯한 유 의원의 오만과 독선”, “진정한 자유주의자 유 의원”, “전 의원은 의식없는 말빨”, “전여옥의 청산유수” 등의 어록을 남기며, ‘100분토론’ 시청자게시판은 25일 오전까지 3천여건의 댓글이 올라오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 유시민 의원 (<한겨레21> 박승화 기자)
시청자들은 야당의 ‘입심’ 전 의원의 토론에 대해 실망했다. “전 의원의 독설이란. 한심한 토론을 이끌고 앉아있던 그녀의 모습이 참 불쌍했다. 어찌 그리도 오기만 남은 양 그렇게도 내공이 부족하던지. 공부 좀 하시던지 아님 그런 대화장에 나오지 말던지.”(<다음> ‘뽀시기’)

“전 의원은 토론의 기본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전 의원은 주제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들지 못하고 감성적인 말을 많이 했는데, 토론의 자세로 옳지 못하다. 전 의원은 다른 패널과 비교할 때 내공이 떨어졌다. 다음 번에는 준비를 좀 더 많이 해 구체적 사례와 객관적 사실을 말해줬으면 한다.”(<다음> ‘바르게 살자’)

특히 “방청석에서 토론을 지켜봤다”고 밝힌 서한범씨는 “전 의원에게서 받은 느낌은 기득권층을 보호하려는 수구보수세력의 결정체가 아니었나 싶다”며 “진정한 변혁과 개혁은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며 전 의원의 토론태도와 발언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전 대변인 잘했다”는 평가도 드물지 않았다. 심요섭씨는 “4명과 싸우느라 수고했다”며 “전 의원이야 말로 진정한 논객”이라고 추켜세웠으며, 조용호씨도 “노 대통령쪽 코드 4명과의 싸움에서 전 의원의 완승했다”고 평가했다.

토론 패널선정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조성현씨는 “토론 패널 중 우리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3명, 중도파 1명, 우리당 비판파 1명 등 뭔가 공정하지 않은 진행이었다”며 “토론 진행시 너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패널 섭외를 원한다”고 썼다.

그러나 자신을 ‘론(Ron)’이라고 밝힌 시청자는 “내가 봤을 때 토론은 1:1:1:1이었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서는 이런 식의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못해서인지, 정부 여당 아니면 야당 이렇게 양분해서 보려는 시각이 많은 모양”이라며 “어제 나온 패널은 전부 자신의 입장을 얘기했을 뿐 당을 대변한다거나 자신들의 이익집단을 대변해서 나온 것이 아니었고, 편가르기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최일국씨도 “어제 토론을 1:4라고 보는 것은 패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아주 진부한 이야기지만 흑백 논리로 양 편으로 가를 수 없다. 어제 토론은 1:1:1:1:1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설령 1:4로 판단된다면, 이는 각계 패널의 시각이 각자 다르지만 그래도 그나마 4(다수)쪽으로 모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러한 발전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진정한 토론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오재혁씨는 “토론이 1:4로 보였던 이유는 전 의원의 경우 시장통의 장사치 아줌마처럼 무조건 우기기식의 말싸움으로만 일관해 나머지 4명의 패널들로 하여금 원성을 샀던 것”이라며 “전 의원은 구체적 수치, 공과, 정책 진단 등을 토대로 누가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주장했어야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와 무조건 말꼬리잡고 늘어지거나 ‘입심’ 하나로 토론을 끌고 나가려 했기 때문에 나머지 패널에게 왕따를 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래는 24일 <문화방송> 100분 토론의 주요내용이다.

▲ <미디어다음> 아고라 캡쳐화면



전 “노무현 2년 국민이 더 괴로웠다”
유 “개혁은 묵은 밭을 갈아버리는 것”

토론 들머리에서 전여옥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도 2년이 괴로웠을 것이다. 국민은 더 괴로웠다. 노무현개혁은 가장 손 쉬운 방법으로 바꾸고, 뒤짚고, 부수는 개혁이었다. 파괴하는 것은 쉽지만 만드는 것은 더 많은 공과 땀, 눈물이 필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시민 의원은 “많은 잡초가 우거진 밭을 손볼 때는 잡초를 하나하나 뽑을 수도 있지만 묵은 밭을 갈아버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새싹을 튀우기까지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고 맞받았다.

서경석 목사는 “노사정책 등 노무현 정부가 성공한 것도 많은데 국민의 평가는 인색하다”며 “국민에게 직접 다가오는 것은 시스템 개혁이 아니라 노 대통령의 말 실수, 편가르기였다. 지난해에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처럼 이념적, 정략적 개혁을 밀어 붙이고 경제살리기와 민생 안정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 사람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놓고 전혀 다른 진단을 내놨다. 유 의원은 “(참여정부 이전까지) 최고 정치지도자들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처럼 개인적인 카리스마가 강하고 역사적 정통성이 강해 가부장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일종의 철인정치의 리더십에 (국민들이) 장기간 익숙해 있어 노 대통령처럼 권력을 놔버리는 방식의 리더십에 익숙치 않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희 유 의원은 “취임시기부터 지난 총선까지 사법부 통제 못하고, 의회권력은 야당중심으로 운영되는 등 격렬한 정치적 대립기를 겪었다”며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해명했다.

전 “강남, 수구꼴통, 부자들에 대한 혐오 바람직하지 않다”
김호기 “감정적인 평가 바람직하지 않아”

▲ 김호기 교수 (이정용 기자)
전 의원은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국민이 편안하지 않다는 논지를 폈다. 전 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획득한 것은) 열린우리당이 깨끗하고 옳아서가 아니라 국민이 고달파서 대통령에게 큰 것을 줄테니 잘해봐라는 뜻이었다”며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안 겪을 일을 너무 많이 겪었고 국민의 꿈을 빼앗아 갔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국민들이 이 나라를 다 떠나고 싶어한다. 기업들도 본사를 다른 나라로 옮기고 싶어한다. 이미 삼성, LG 등이 본사를 외국으로 옮기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국민들의 불안한 인식을 노 대통령의 리더십과 연관시켰다.

이에 김호기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2년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극단적인 평가는 옳지 않다”며 “국민들이 희망을 잃어 모두 이땅을 떠나고 싶다는 감성적 평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 먹고 사는 사정이 심각하다. 국민이 이 땅을 못 떠나는 것은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어서 그러는 분이 더 많다”며 “감성적인 평가라고 공격하는데, 국정지지율이 낮은 것은 대통령의 통치에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전 의원은 또 “왜 우리나라만 (경제에) 죽을 쓰는지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지난 2년간 통치가 아니라 선거 캠페인만 했다. 강남, 수구꼴통, 부자들에 대한 혐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국정원장 등 커피자판기 정설, 노는 그렇게 안했다”
전 “코드인사 대통령이 협소한 커피자판기 또 만들었다”

김호기 교수는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해 탈권위주의를 대통령의 업적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대통령 탈권위주의적 리더십은 양명성이 있다. 국정원,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에 대한 특혜가 사라졌고 수직적 권위주의에서 수평적 네트워크로 변하고 있다”며 “잘 하지 못했지만 전체적인 방향은 옳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도 “옛날에는 검찰청장, 국정원장 등은 커피자판기였다. 설치해서 밀크커피 누르면 밀크커피 나오고 블랙커피 누르면 블랙커피 나오는... 커피자판기를 앉혀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며 “대통령이 이런 것을 안 받는 것은 탈권위주의의 중요한 업적”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커피자판기에 동의하지 않지만 노무현 정부의 인사는 끼리끼리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며 “코드 인사도 커피자판기로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이 협소한 커피자판기를 또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전 의원은 “권위주의 탈피는 인정한지만 대통령 책임과 의무를 오히려 방기했다”고 탈권위적 리더십 주장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의 정치, 경제개혁과 관련해 “강남 사람들과 점심 먹으면 뭔가 안된다든지, 좋은 대학, 출세한 사람을 모독하는 분위기 속에서 남상국 사장이 자살했다”며 “개혁의 공포다. 왜 개혁은 따뜻할 수 없나. 노 대통령의 개혁은 아마추어적이고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고 일갈했다.

김호기 “(전 의원) 나무를 보며 숲을 평가하고 있다”
전 “성장동력 끌어올리지 못한 것은 반기업 정서 때문” 동문서답

전 의원의 주장에 김호기 교수는 “부분과 전체를 혼동하는 것 같다. 자꾸 나무를 보면서 숲을 평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것은 전체적으로 보고 구체적 문제는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개혁의 어떤 것이 구체적인 문제인지를 막연하게 감성적인 평가로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이 참여정부의 개혁 성과와 한계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감상적이고 총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교수의 지적에도 전 의원의 개념 혼돈은 계속됐다. 전 의원은 경제정책을 평가하면서 “ 성장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풀고 돈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돈 가진 사람들이 돈을 풀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이 반기업적이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언급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친기업적이지 못하니 친기업가 정책을 쓰라고 엉뚱한 비판과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손석춘 논설위원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100대 기업의 성장률은 높고, 기업소득은 62%가 해마다 올라가고 있으나 개인소득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이 아니라 노동자, 영세사업자, 서민들이 경제 위기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인데 한나라당의 지적처럼 대기업 위주 경기(부양)정책을 펴면 경제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김미영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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