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일본, “과거사 거론 않겠다더니…”

등록 2005-03-01 18:56수정 2005-03-01 18:56

‘자발적 전후배상 촉구’풀이

일본은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담긴 과거청산 노력 촉구의 강도가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엔에이치케이> 등 일본 주요 신문과 방송은 1일 노 대통령 발언 내용을 다루며, 특히 한-일 협정을 통해 마무리된 것으로 간주해온 식민지배 배상문제를 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배경과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사히신문>은 1일 석간 1면 주요기사로 이를 보도하면서 지난해 7월 제주도 한-일 정상회담에서 “임기 중에는 과거사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미래지향을 강조해온 노 대통령으로선 이전에 없던 단호한 어조로 과거청산과 전후배상 문제에 대한 일본의 노력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등 일본 쪽의 역사인식에 불만을 나타낸 것이며, 한국의 국민감정에 대한 일본 쪽의 배려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교도통신>은 역대 대통령들이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는 3·1절 행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언급해 왔지만, 이번처럼 전체 기념사의 70% 정도를 한-일 관계에 할애하면서 무게를 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작심한 듯한’ 노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가 최근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의 날’ 조례안 상정 등 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고조되고 있는 양쪽의 마찰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일본 쪽에선 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노 대통령의 발언이 “독도 문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등과 관련해 일본 쪽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또 일제 식민지배에 따른 개인배상 문제를 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 문제가 새로운 외교적 논란을 불러올 것인지에 관심을 나타냈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도 일본 정부가 외교적으로 끝난 문제로 여기고 있는 개인배상에 대해 노 대통령이 언급한 사실을 특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노 대통령이 “배상할 것이 있으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배상 대상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연행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자주적 판단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노 대통령이 재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배상이라는 강력한 표현을 쓴 데 대해 “한-일 협정 체결 당시의 미흡한 점을 채워넣을 책임이 일본 쪽에도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법적 제약을 넘어 일본이 자발적으로 전후 보상을 보완해 나가도록 촉구하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오빠 고마워” 국힘 대변인 결혼 20주년 소회에 지지자들 ‘욕설’ 1.

“오빠 고마워” 국힘 대변인 결혼 20주년 소회에 지지자들 ‘욕설’

합참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북한 주장, 확인해줄 수 없다” 2.

합참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북한 주장, 확인해줄 수 없다”

북한 “평양서 발견한 한국군 무인기 잔해” 주장 사진 공개 3.

북한 “평양서 발견한 한국군 무인기 잔해” 주장 사진 공개

북한이 우크라전 파병한 ‘폭풍군단’…북 최정예 특수부대 4.

북한이 우크라전 파병한 ‘폭풍군단’…북 최정예 특수부대

의혹 쓰나미 ‘명태균 게이트’...“용산, 수습 불가능 무방비 상태” [공덕포차] 5.

의혹 쓰나미 ‘명태균 게이트’...“용산, 수습 불가능 무방비 상태” [공덕포차]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