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첫 여성 헌재소장’ 여성계 일제히 “환영” 목소리

등록 2006-08-16 19:15

새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된 전효숙 재판관(오른쪽)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재판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전효숙 피지명자가 다음달 국회의 동의를 받으면 1988년 헌재 출범 뒤 첫 여성 헌법재판소장이 된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새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된 전효숙 재판관(오른쪽)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재판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전효숙 피지명자가 다음달 국회의 동의를 받으면 1988년 헌재 출범 뒤 첫 여성 헌법재판소장이 된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효숙 내정자 98년 첫 주주대표소송 판결로 주목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위헌’의견 등 전향적 모습
사상 첫 여성 헌재소장이 될 전효숙 헌법재판관은 2003년 헌재에 입성하기 전에 이미 능력이 검증된 ‘실력파’ 법관으로 법원 안에서 통한다. 전 재판관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국내 최초의 주주대표 소송으로 기록된 1998년 제일은행 소액주주 소송 재판에서 부실경영으로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옛 은행장과 임원들에게 400억원의 배상을 선고하면서부터다.

당시 서울지법 민사합의 17부 부장판사였던 전 재판관은 제일은행 소액주주 61명이 한보그룹 부실대출과 관련해 옛 은행 경영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부실은행 경영진의 민사상 배상책임을 인정해 국내 소액주주 소송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재판관은 헌재에 입성한 이후에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소수의견을 냈고, 부산 동의대 사건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는 다수의견에 동참했다. 이밖에 사회적 소수자 문제에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그가 보수 일색의 헌재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인 탓에 국회 동의 절차에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첫 여성 헌재소장이라는 역사적 의미 때문에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남 승주 출신으로 순천여고와 이화여대 법대를 졸업한 전 재판관은 서울가정법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1999년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민사1부장과 형사2부장 등을 거쳐 2003년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전 재판관이 여성 최초로 헌재 소장에 내정되자 여성계는 일제히 환호했다. 여성단체협의회는 “헌정 사상 첫 여성 헌재소장 탄생을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고 “전 내정자는 호주제 폐지 등 사회적 이슈가 됐던 주요 판결에서 굳은 소신을 보여줘 국민의 신뢰를 쌓은 인물로 헌재소장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여성민우회 유경희 대표도 “사회가 많이 바뀌고 여성의 목소리가 커졌다고는 하지만 성폭력 등 범죄의 판결을 보면 그렇지도 않았다. 앞으로 헌재가 여성과 아동을 적극 보호하는 판결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법조단체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전 내정자에 대한 찬반 의견을 달리해 진보 진영은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보수 진영은 ‘코드인사’ 논란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지봉 교수는 “전 재판관의 판결 성향이 개혁, 진보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보수 진영에서 ‘이념성이 편향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재판관 경력이 3년밖에 안된 시점에서 그의 정치적 성향을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내정자는 이날 오후 4시10분께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국회의 동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렇습니다. 무겁고 두려운 마음으로 소임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뭐라 말씀드리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에 최종 통보를 받았습니다”라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