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일개 비서관이…” “그렇게 부르지 말라”

야 의원…양정철 비서관 설전

“그건 당신 생각이고.”(이군현 한나라당 의원)

“당신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양 비서관은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 문제를 둘러싸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양 비서관은 이 의원이 자신을 ‘당신’ ‘일개 비서관’이라고 부를 때마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이 의원은 2004년 양 비서관이 삼성에 행사 지원금 요구 전화를 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발뺌하다 나중에 공식 사과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양 비서관은 “돈 얘기를 꺼낸 것에 대해 사과한 게 아니라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 의원은 “청와대 비서로서 적절한 행동이냐. 오만방자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야당이 자신 있으면 면책특권을 포기하고 나오라고 말했죠”라고 묻자, 양 비서관은 “말이 아니라 글이다. 질의를 정확하게 해달라”고 대꾸했다. 발끈한 이 의원은 “말과 글이 뭐가 다르냐”며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사과하라고 소리쳤으나, 양 비서관은 “사과할 일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른바 ‘배 째 드리죠’ 발언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유 전 차관 경질 과정에서 양 비서관의 태도는 무례하고 부적절했다”며 “어떻게 하급 공직자가 상급 공직자에게 배를 짼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그런 표현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사실을 가릴) 청문회든 뭐든 할 수 있다면 하겠다”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그 어떤 청와대 인사도 결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며 “양 비서관에 관한 모든 조사를 했으나 잘못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성연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