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고향인 경북 포항을 방문해 그랜드엠호텔에서 지역 인사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14년만에 포항 모교 찾아
“경선 출마선언 내년에나”
일단 세 확장 주력 태세
“경선 출마선언 내년에나”
일단 세 확장 주력 태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추석을 앞두고 고향인 경북 포항을 방문해 사실상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의 닻을 올렸다.
이 전 시장은 1일 포항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동안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은 도움과 나의 모든 경험을 사회를 위해 헌신해야 할 때가 왔다”며 대선 도전 뜻을 한층 구체화했다.
그는 앞서 지난 30일 모교인 영흥초교를 방문해 동문들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 흘리면서 고향을 떠났다가 웃는 얼굴로 다시 찾게 됐다”며 “새로 시작하는 인생의 절반은 포항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역시 모교인 동지고교(옛 동지상고)에서는 재학생 후배들에게 “나라를 사랑하고 큰 꿈을 가지라”고 격려해 환호를 받았다.
이 전 시장은 지난 29일부터 1일까지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고향을 찾아 모교를 방문하고 선영 참배도 했다. 그가 포항 덕성리 고향을 찾은 것은 1992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 전 시장의 이번 방문은 대구 출신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텃밭 다지기’ 경쟁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는 이날 박 전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에 대해 “그게 무슨 새삼스러운 일이냐”라며 “(출마 선언은) 후보들이 각자 사정에 따라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나도 경선에 참여해 한나라당이 승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발언을 두고 ‘경선 출마 선언이 아니냐’는 얘기가 오가자, 그는 곧장 측근을 통해 “경선 출마 선언은 내년에 가서 판단한다는 방침”이라며 확대 해석을 차단했다.
이 전 시장은 열린우리당이 도입하기로 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에 대해 “당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당은 어떤 방식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생각하지 말고 정권을 찾아올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해, 도입 찬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이번 고향 방문을 계기로 ‘콘텐츠가 있고 민심에서 앞서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당 안팎으로 세 확장에서 적극 나설 방침이다. 포항/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