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
송영선 의원 등 “국감 같이 못한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24일 개성공단 ‘춤’ 사건을 빌미로 원혜영 열린우리당 의원(사진)의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참석을 막았다. 열린우리당은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9시, 경기 오산에 있는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하러 국회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춤을 춘 원 의원은 국방위원직을 사퇴하라”며 버스에서 내리라고 요구했다. ‘전쟁 불사론’을 펴온 송영선·공성진 의원이 앞장섰다. 두 의원은 지난달 ‘평일 군부대 골프 파문’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황진하 의원(한나라당)은 “원 의원과 함께 가기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 의원이 국방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시간40여분 동안의 실랑이 끝에 원 의원은 결국 버스에서 내렸고, 나머지 여야 국방위원들은 국감장으로 떠났다. 원 의원은 성명을 내어 “국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일단 오늘은 물러섰지만, 내일부터는 국방위 국감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방문 과정에서 파문이 일어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이를 빌미로 국감 참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한나라당의 몰염치한 정치공세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원 의원은 김근태 의장과 함께 개성공단에 다녀왔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건 분명한 의정활동 방해 행위다. 조직폭력배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국감조차 정쟁으로 가로막는 상식 밖의 행위다. 군부대 골프 파문의 주역인 송영선·공성진 의원이 일으킨 사단이라 더 기가 막히고, 질질 끌려다닌 여당의 태도도 어이없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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