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를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전남도청을 찾아 업무 브리핑을 들으며 차를 마시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은 29일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며 8년만에 이뤄진 목포 방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틀간의 방문일정을 모두 마치면서 언제 다시 돌아오겠다는 기약을 하지는 못한 채 자신의 정치역정에서 커다란 뒤심을 보태준 고향 목포에 이같은 애정표시로 작별인사를 대신한 것.
고향 방문이 어떠했는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KTX 상경열차의 출입문 손잡이를 붙잡고 서서 즉석에서 소감을 밝혔다.
그는 "8년 만에 고향을 방문해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됐고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며 "이 고장 출신으로서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에 얼마나 행복하고 떳떳하고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송나온 정종득(丁鍾得) 시장 등 시 관계자와 목포시민들에게 "앞으로 목포는 서해, 중국을 통해 크게 발전할 것이고, 관광지로도 크게 발전할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큰 포부를 갖고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상경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추억이 서린 목포 시내 곳곳을 둘러보고 시민들과 만나는 것으로 목포 방문 이틀째 일정을 채웠다.
그는 먼저 전남도청 전망대에 올라 남악신도시 건설 현장을 조망하고 방명록에 `무호남 무국가'(無湖南 無國家)라고 쓴 뒤 다시 `이충무공 왈'(李忠武公 曰)이라는 글귀를 더했다.
고향인 목포와 전남도에 대한 자신의 애정과 발전을 바라는 마음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때 남긴 말로 대신한 것.
그는 남악신도시를 보고난 뒤 "어제 목포를 둘러보니까 옛날에 내가 알던 목포, 무안이 아니다. 세상이 달라졌다"며 "서남해안이 바다로, 육지로 크게 발전하도록 도지사와 시장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용차편으로 목포 평화광장 등 시내를 둘러보면서 목포 앞바다가 바라보이는 대반동에서 박준영(朴晙瑩) 전남도지사 및 정종득 목포시장 내외와 함께 차를 한잔 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주변에 모인 시민들과 즉석 기념촬영을 하고 악수를 하는 등 고향 시민들을 그 어느 때보다 살갑게 대했다. 미소를 지으며 수줍게 다가온 남자 아이에게는 "몇학년이냐. 이빠진 생쥐네"라고 다정하게 물어보기도 했다.
특히 대반동에서 김 전 대통령은 옛 추억을 되새기며 감회에 젖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가 어릴 때에는 대반동이 해수욕장이었다"며 "해수욕장에 가려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물은 뒤 대반동 앞바다를 바라보며 "다리가 있으면 바다 주변 경치하고 조화돼 아주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옥중서신에서도 "목포 대반동 앞 바다경치를 좋아하는데 아마 그 경치가 하의도 후광리 뒷산에서 내다본 바다경치와 흡사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대반동 정경에 대한 추억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서울=연합뉴스)
그는 남악신도시를 보고난 뒤 "어제 목포를 둘러보니까 옛날에 내가 알던 목포, 무안이 아니다. 세상이 달라졌다"며 "서남해안이 바다로, 육지로 크게 발전하도록 도지사와 시장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목포 앞바다의 DJ 목포를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목포 평화광장을 찾아 목포 앞바다를 둘러보고 있다.(목포=연합뉴스)
목포를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목포 평화광장을 찾아 한 어린이와 포옹을 하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목포를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목포 해양대학교 학생들의 경례를 받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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