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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필진] 열린 우리당, 재보선의 참패를 딛고 초심으로 돌아가라

등록 2006-10-30 18:22

10·25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재보선은 여당인 열린 우리당의 참패로 끝이 났다. 열린 우리당은 2005년 4월 이후 4차례의 재보선에서 계속된 참패로 절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야당인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은 승리의 기쁨을 넘어 자만심을 보여준다. 승자와 패자, 여야를 떠나 모두가 실망스런 모습이다.

지난해 4월 이후 지금까지의 재보선은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선거였다. 내가 재보선의 선거 결과를 이렇게 보는 근거는 투표율이다. 민주적인 표결엔 불변의 원칙이 있다. 즉, 과반수이상의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과반수에 턱도 없이 모자라는 투표율은 후보자 모두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또 하나 지금과 같은 정당의 낮은 지지도로는 어느 정당도 정권을 획득할 자격이 없다. 승자를 자처할 자격 또한 없다. 재보선 선거에서 승자로 자처하는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는 35.4로 과거와 비교해서 크게 높아진 것도 아니다. 이런 지지도로 승자가 되어 정권을 얻는다면 그들로서는 다행한 일이겠지만 국민으로서는 비극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이번 10·25재선에서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 지방에서 두 곳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하지 않았는가. 그러면 민주당은 어떤가. 겨우 국회의원 한 석을 건지고 정당의 지지도 4.4%로 정계개편의 돌대가 되겠다고 하나 그것은 몽상가의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계속되는 재보선에서 과반수에 미달하는 투표율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임을 명심하고 여야 정치권 모두 겸허한 반성이 요구된다. 열린 우리당이 계속되는 패배로 실망하고 좌절하며 절망하고 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열린 우리당은 이럴수록 창당 당시의 처음 심경으로 돌아가 국민에게 감사하기 바란다.

열린 우리당의 창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역풍으로 탄생한 정당이 아닌가. 탄핵 역풍은 국민들에게 신생 정당 열린 우리당에게 과반수이상의 의석을 주었다. 이때 국민은 열린 우리당이 잘 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은 아니다. 17대 총선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심판으로 새로운 정치 희망을 열린 우리당에 건 것이었다.

열린 우리당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태어난 정당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열린 우리당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기존 정치권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데 실패했다. 지금 변화를 바라는 국민은 열린 우리당이 기존 정당과 별 차이 없음에 실망하고 등을 돌렸다. 이런 실망이 4차례 재보선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17대 총선으로 정치기반이 흔들렸던 보수 야당 한나라당은 용케도 잘 버텨 왔다. 그들은 한나라당이라는 울타리를 허무는 것은 그들의 살길을 도모하는 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함을 깨닫고 있었다. 이 점 열린 우리당에서 배워야 한다. 열린 우리당의 울타리를 허물고 정계 개편으로 우왕좌왕하는 정치인을 보는 국민은 분노할 것이다.

열린 우리당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새로운 정당에서 둥지를 튼다고 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열린 우리당은 단합된 마음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으로 다시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덕으로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이제 노무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한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면 이들은 배은망덕한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국민의 심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열린 우리당은 처음으로 돌아가 열린 우리당을 지지한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보듬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열어갈 적에 새로운 앞길이 열릴 것이다. 한때의 유불리에 집착하여 경거망동하지 않고 대의를 걷는 정치인만이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열린 우리당이 전국 정당화를 꿈꾸면서 특정 지역의 지지자를 절망시켜온 행태를 반성해야 한다. 지역주의는 우리 정치에서 벗어나야 할 묵은 과제이지만 그 지역을 버리는 것으로 지역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임을 깨닫고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정치기반을 늘려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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