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술렁’, 국정원은 평가 엇갈려…송민순 실장 후임은 유보
■국방부-현역총장 장관직행 처음…장성들 줄줄이 인사 예고
김장수 육군 참모총장의 국방부 장관 지명은 군내 인사 태풍을 예고하는 것이다. 김 참모총장은 이상희 합참의장(육사 26기)보다 육사 한해 후배여서, 서열을 중시하는 군 인사 관행상 이 합참의장이 용퇴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역 육군 참모총장이 곧바로 장관으로 지명된 건 군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총장과 동기인 이희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공군 출신으로 동기 격인 김명림 합참 차장도 이 합참의장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김 총장을 포함해 대장급에서 최소 네 자리는 공석이 될 것으로 군에선 보고 있다. 해·공군 참모총장까지 함께 인사를 한다면 폭은 더 커진다. 이에 따라 내년 봄으로 예정된 대장급 인사가 11월 중으로 앞당겨지리란 전망이 많다. 국방부 관료 가운데서도 김 총장과 동기인 본부장 2명과 국장 1명은 물러날 것으로 내부에선 보고 있다.
이들의 빈자리는 육사 28기인 김병관 1군 사령관과 권영기 2군 사령관(갑종 222기), 김관진 3군 사령관 등 대장이나 박흥렬 육군 참모차장(육사 28기), 백군기 육군 인사사령관(육사 29기), 이영계 수방사령관(육사 30기) 등 중장 가운데서 승진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들이 움직이면 당연히 군단장 등 중장 인사 폭도 클 수밖에 없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국가정보원-‘정보기관’ 제자리찾기…“내부발탁 개혁 한계” 지적도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은 1일 김만복 1차장을 국가정보원장에 발탁한 배경을 두고 “정보기관은 정보기관으로 돌아가 내부에서 관리하라. (대통령이) 더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관리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새 국정원장으로 국정원 내부 인사인 김 차장을 내정한 것은 참여정부가 추친해온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의 완결판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임기 말 국정원장에 노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를 기용해 개혁 과제의 점검과 마무리에 중점을 둘 것이냐, 아니면 내부 인사를 발탁해 스스로 제자리를 찾을 기회를 주면서 국정원의 위상을 정보기관으로 분명하게 자리매김 할 것이냐는 내부 검토가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 차장의 원장 승진은 45년 만에 내부 승진이란 국정원의 숙원을 풀어준 뜻도 있지만, 대통령의 직속 통치보좌기구였던 국정원의 위상을 정보기관으로 낮춘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김 차장을 발탁한 데는 그가 내부 인사로는 드물게 국정원의 어두운 과거사를 정리하는 데 상당한 적극성을 보이고,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방침을 성실히 집행했다는 점도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 김승규 현 원장이 호남 출신이라, 후임은 비호남에서 낸다는 지역 고려도 작용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인사는 “김 차장만큼 대통령의 철학과 방침을 잘 관철할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원이 최근 김승규 원장 유임 여부를 놓고 내부의 영·호남 인맥이 갈등을 빚는 등 여전히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 차장 발탁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온다. 국정원 출신인 김 차장이 결국 국정원 조직의 이해를 따를 수밖에 없어 개혁 추진력이 약화될 것이며, 정부 안 정보의 원활한 소통에도 한계를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외교부-북 6자회담 전격 복귀에, 송장관 ‘현업’ 당분간 계속할 듯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외교안보 부처 인사를 단행했지만, 외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외교안보실장)의 후임은 임명하지 않았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전격 합의하면서 통일·외교 정책을 종합 조율해온 송민순 실장을 현업에서 뺄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려를 했기 때문이란 게 청와대 내의 대체적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6자 회담 복귀 의사를 밝힘에 따라 회담 참가국들간의 연쇄적인 의견 조율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국회 청문회를 거쳐 송 실장이 정식으로 외교부 장관에 취임할 때까지는 그를 그대로 청와대에 두고 싶다는 노 대통령의 뜻이 당분간 후임 실장을 임명하지 않는 결정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이런 선택은 송 실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에도, 그를 계속 외교·안보 정책의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송 실장이 외교부로 옮긴 뒤에도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이종석씨가 지난 2월 통일부 장관으로 옮긴 뒤 힘의 축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송민순 실장에게 옮겨진 건 ‘권력의 속성’을 보여주는 냉정한 사례다. 신승근 기자
■국가정보원-‘정보기관’ 제자리찾기…“내부발탁 개혁 한계” 지적도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은 1일 김만복 1차장을 국가정보원장에 발탁한 배경을 두고 “정보기관은 정보기관으로 돌아가 내부에서 관리하라. (대통령이) 더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관리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새 국정원장으로 국정원 내부 인사인 김 차장을 내정한 것은 참여정부가 추친해온 권력기관 제자리 찾기의 완결판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임기 말 국정원장에 노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를 기용해 개혁 과제의 점검과 마무리에 중점을 둘 것이냐, 아니면 내부 인사를 발탁해 스스로 제자리를 찾을 기회를 주면서 국정원의 위상을 정보기관으로 분명하게 자리매김 할 것이냐는 내부 검토가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 차장의 원장 승진은 45년 만에 내부 승진이란 국정원의 숙원을 풀어준 뜻도 있지만, 대통령의 직속 통치보좌기구였던 국정원의 위상을 정보기관으로 낮춘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김 차장을 발탁한 데는 그가 내부 인사로는 드물게 국정원의 어두운 과거사를 정리하는 데 상당한 적극성을 보이고,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방침을 성실히 집행했다는 점도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 김승규 현 원장이 호남 출신이라, 후임은 비호남에서 낸다는 지역 고려도 작용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인사는 “김 차장만큼 대통령의 철학과 방침을 잘 관철할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원이 최근 김승규 원장 유임 여부를 놓고 내부의 영·호남 인맥이 갈등을 빚는 등 여전히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 차장 발탁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온다. 국정원 출신인 김 차장이 결국 국정원 조직의 이해를 따를 수밖에 없어 개혁 추진력이 약화될 것이며, 정부 안 정보의 원활한 소통에도 한계를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외교부-북 6자회담 전격 복귀에, 송장관 ‘현업’ 당분간 계속할 듯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외교안보 부처 인사를 단행했지만, 외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외교안보실장)의 후임은 임명하지 않았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전격 합의하면서 통일·외교 정책을 종합 조율해온 송민순 실장을 현업에서 뺄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려를 했기 때문이란 게 청와대 내의 대체적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6자 회담 복귀 의사를 밝힘에 따라 회담 참가국들간의 연쇄적인 의견 조율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국회 청문회를 거쳐 송 실장이 정식으로 외교부 장관에 취임할 때까지는 그를 그대로 청와대에 두고 싶다는 노 대통령의 뜻이 당분간 후임 실장을 임명하지 않는 결정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이런 선택은 송 실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에도, 그를 계속 외교·안보 정책의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송 실장이 외교부로 옮긴 뒤에도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이종석씨가 지난 2월 통일부 장관으로 옮긴 뒤 힘의 축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송민순 실장에게 옮겨진 건 ‘권력의 속성’을 보여주는 냉정한 사례다. 신승근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