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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학교 채택률 높여라” 우향우 구호

등록 2005-03-11 18:27수정 2005-03-11 18:27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가 11일 오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양미강 교과서운동본부 위원장이 일본 후소사 교과서의 역사왜곡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가 11일 오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양미강 교과서운동본부 위원장이 일본 후소사 교과서의 역사왜곡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 왜곡된 일 우익교과서

일본 후소사가 검정을 신청한 역사교과서의 내용이 개악된 것으로 11일 드러났지만,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런 비관적 전망은 교과서 검정·채택과 관련해 일관되게 중립적이라고 주장해 온 일본 정부의 기존 태도나 교육 정책을 책임진 문부과학성 고위 인사들의 성향에 근거한 것이다.

문부성 최고위 간부들은 일본군위안부와 강제연행 등의 기술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는 등 역사왜곡에 앞장서온 집권 자민당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모임’의 핵심인물들이다.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은 얼마 전 일본군위안부 등의 기술이 줄어들어 정말 다행스럽다고 망언을 했고,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성 정무관은 그의 발언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밝혔다. 문부성이 왜곡 교과서 검정·채택의 선봉에 서 있는 게 아닌지 착각하게 할 정도다. 이런 정황에 비춰 검정 과정에서 문부성이 출판사에 의미있는 수정을 요구하는 등의 ‘성의’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가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오는 8월 일제히 진행될 일선 중학교의 채택이다. 우파 진영에선 이미 지난해부터 후소사가 펴낸 ‘새로운 역사교과서’의 채택을 위한 총력전에 들어가 2001년에 비해 훨씬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만드는 모임)을 비롯한 우파들은 일본 내 양심세력과 언론,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연대투쟁 때문에 2001년 채택전에서 실패했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조용한 채택 환경’을 주장하며 교과서 채택 권한을 가진 지방 교육위원회를 공략해 나가고 있다.

일 문부성 수정지시 기대 어려워
채택권 가진 교육위 ‘지도’ 방침
아베 자민당 간사장도 지원독려

대표적 사례가 문부성이 우파들의 요구에 맞춰 교육위원회를 ‘지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교과서 선정 때 자국 역사에 대한 애정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도록 하겠다는 것은 국가주의 교육을 강조하는 왜곡 교과서의 최대 강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교육위원회에 교과서 채택 권한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하는 내용의 통지를 지방 교육위원회에 발송하는 것 역시 우파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안이다.
▲ 지난 2001년 일본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만들어 후소사 출판사에서 내놓은 <새로운 역사교과서>의 표지 사진. <한겨레> 자료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과서의 전문가’인 일선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될수록 왜곡 교과서의 입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민당 강경우파의 수뇌인 아베 신조 간사장 대리가 직접 나서 자민당 지부에 조직적 지원을 독려하고 있고, 자민당이 지배하는 지자체나 의회는 ‘만드는 모임’ 간부를 교육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교육위원회에 대한 입김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전방위 공세를 통해 올해 채택률을 1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들이 왜곡 교과서 검정에 주력했던 2001년과 달리 채택에 사실상 ‘올인’한 점이나 일본 사회의 전반적 우경화에 비춰 채택률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청년회와 일본 시민단체들은 지역 단위에서 촘촘하게 감시와 저지 활동을 펴고 있다. 청년회 간부는 시민단체, 언론, 주변국과의 연대가 관건이라며, 채택률을 5% 이내로 묶어둔다면 양심세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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