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도 회장 “2004년 총선때 한나라 후보 형에 2억”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6일 주수도(50·구속) 제이유그룹 회장으로부터 “지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ㅇ 변호사 쪽에 2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 회장이 뒤늦게 이런 진술을 한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이춘성 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주 회장은 제이유 상위사업자로 활동하던 ㅇ씨의 형을 통해 돈을 건넸다고 진술해, 관련 계좌를 추적했다”며 “ㅇ씨의 형에게 건네진 2억원은 대부분 (ㅇ변호사 형의 제이유 내) 조직관리와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제이유에서 상위사업자로 활동하던 ㅇ변호사의 형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온 점으로 미뤄, 주 회장이 앙심을 품고 돈 전달 사실을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돈이 건너간 시점이 총선 직전인 2004년 3~4월이고, ㅇ씨가 제이유그룹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한 점 등을 감안해 선거자금으로 건네졌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ㅇ씨의 형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ㅇ변호사는 “2003년 주 회장으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후원금 200만원을 받아 영수증 처리했을 뿐, 2004년 총선과 관련해 어떤 정치자금도 받지 않았다”며 “형이 주 회장의 은닉재산 환수 운동을 주도하는 등 피해자모임 대표로 활동하고 있어, 주 회장이 앙심을 품고 검찰에 허위 제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열린우리당의 핵심 인물인 ㅇ의원도 제이유로부터 돈을 받은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춘성 차장은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제이유그룹이 지난해 말까지 상위사업자 110여명에게 단기대여금으로 168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가운데 71억원이 주 회장에게 건너간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이 정·관계 로비 등에 사용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춘성 차장은 “주씨가 최근 ‘영업을 정상화해 피해를 변제하겠다’며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에 반대 의견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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