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경실련 미래전략연구원 공동기획 한국정치 정치개혁 심포지엄에 참석한 원희룡 의원. 이정아 기자
끝장토론 제안·수락, 주내 생방송 토론 예정
“이 땅의 보수라고 자처하는 ‘가짜 보수’들은 ‘멸공’, ‘숭미’ 와 같은 가짜 보수의 가치와 사상을 이야기하며, 그것이 마치 ‘보수’의 전부인 양 주장한다. 가짜 보수주의자들의 이같은 터무니 없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이 땅의 보수들은 모두 도매급으로 넘어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하고, 또 욕을 먹는다. ‘진짜 보수’를 가르는 끝장 토론을 희망한다.”(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원의원이 제안한 공개토론은 분열돼 가는 사회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해 반갑게 이를 데 없다. 원 의원은 스스로를 ‘합리적 보수’라고 지칭하고 있으나 나는 남들에 의해 ‘꼴통 보수’ 또는 ‘극우’로 낙인찍혀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공개 토론을 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아! 저런게 합리적 보수이고, 저런 게 꼴보수구나!’라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 소장)
지만원과 원희룡. 보수라고 다 같은 보수가 아니다. 지만원은 한승조 전 고려대 명예교수의 친일 발언에 동조하며 한 방송 토론에서 “(한국이 일본에) 먹힐 만하니까 먹혔다”는 막말을 했고 자신이 “‘꼴통 보수’, ‘우익’이라고 낙인찍혔다”고 자처한다.
원희룡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개혁을 주창하며 스스로 ‘합리적 보수자’로 자처하는 ‘386’ 의원이다. 대표적 두 보수주의자가 서로의 홈페이지에서 상대를 비판하며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 ‘양아치’, ‘빨갱이’로 매도당한 자존심 회복을 위해 맞장 토론하자” 논란은 원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www.happydragon.or.kr)와 블로그(blog.naver.com/wonheeryong.do)를 통해 12일 지만원 소장과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의 10일 방송 토론에 대한 비판을 올리면서 불붙었다. 지 소장은 방송토론에서 “우리가 비참하게 도마 위에 올려진 고기가 됐으니 그걸 반성하자는 것”이라며 “(한국이 일본에) 먹힐 만하니까 먹혔다”고 주장했다. 한승조씨 발언과 관련해 지 소장은 “한 교수 논란은 386 주사파들이 기득권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만든 마타도어의 성격이 있다”, “과거사를 자꾸 들추고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것 자체가 좌익”이라는 주장을 폈다. 원 의원은 지 소장의 “먹힐 만하니 먹혔다”는 발언에 대해 “강도를 만나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람에게 가족 중 한 명이 ‘연쇄살인마를 만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축복이냐’라고 말한다면 맞아죽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지 모른다”며 “이런 이유로 선생과 한승조 교수가 우리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항의와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통박했다. 원 의원은 “‘대한민국 대표 보수 논객’임을 자처하는 선생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대할 때마다, 그 터무니없는 발언들이 마치 한국 보수의 가치와 사상인 듯 포장될 때마다, ‘젊은 보수,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나는 억장이 무너진다”며 “토론을 통해 ‘과연 이 땅의 올바른 보수란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 보자”고 말했다. 원 의원은 같은 날 블로그에 “보수의 가치와 그 출발점은 ‘가족’이며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사랑”이라며 “이 땅의 보수라고 자처하는 ‘가짜 보수’들은 ‘멸공’, ‘숭미’를 이야기하면서 그것이 마치 보수의 전부인 양 주장하고 있다”고 지 소장에 거듭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지만원 “나는 ‘꼴통 보수’로 낙인, ‘진짜 보수’ 국민에 납득시켜야”
원 의원의 제안을 지만원 소장은 “수락의 의사를 전달하는 영광을 가졌다”며 지체없이 받고 수락의 글을 올렸다.
지 소장은 이 글에서 “원 의원은 스스로를 ‘합리적 보수’라 자칭하시지만, 나는 남들에 의해 ‘꼴통보수’ 또는 ‘극우’로 낙인찍혀 있는 사람”이라며 “원 의원이 제기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공개적으로 토론을 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아! 저런게 합리적 보수이고, 저런 게 꼴보수구나!’라고 이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또한 많은 국민들에게 이 사회가 어떤 문제들로 인해 분열돼 가는구나 하는 원인에 대해 납득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 소장은 “한승조 교수님이 일본 잡지에 한국정부가 주도하는 과거사규명에 정치적 음모의 성격이 있다는 것을 폭로하면서, 앞으로 한국국민과 일본국민은 과거를 덮고 새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는 것을 제의하는 논문을 쓴 것”이라고 거듭 옹호했다.
지 소장은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의 언론들은 그에게 해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일제히 달려들어 ‘저 교수가 일제를 축복이라 했다. 망언이다. 저놈 때려라!’하는 식으로 공격했다”며 “한국 언론이 그동안 보도해온‘일본 인사들의 망언 보도’에도 상당한 하자와 왜곡과 몰이해가 있었겠구나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 “이참에 ‘진짜 보수’의 진면목 보고 싶다.”
두 사람의 맞장 토론에 대해 네티즌들은 찬반 반응이 엇갈리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원 의원 블로그에 글을 올린 ‘작은고래’는 “원 의원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은 살아 있다’고 국민의 목소리로 꾸짖어달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나승철’은 “토론 준비 잘해서 이번 토론을 계기로 올바른 보수가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 모두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 홈페이지에서 ‘대림동민’은 “난 진보쪽에 가깝지만 원 의원의 그동안의 언행을 봤는데 정말 보수답다”며 “한나라당에도 당신같은 진짜보수들이 들어서야하는데 반공이데올로기가 보수인 줄만 아는 꼴통 극우들이 한나라에 있는 한 당신만 힘들 것 같다. 앞으로 지켜보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권자’는 “원 의원이 자칭 젊은 보수라는데 그 젊은 보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사안마다 왔다갔다 하면서 젊은 보수나 찾는다면 소위 당내에서 사라져 달라고 요구한 강경 보수파보다도 원 의원은 더 기회주의적이고 낡은 사람이라고 인식될 수 잇다”고 원 의원을 비판했다. 또 ‘대구에서’는 “시스템클럽에 들어가서 많은 글을 읽어 보았으나 지만원씨와 토론을 하는 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앞선다”고 반대의 뜻을 전했다.
한편, 원희룡 의원의 이왕재 보좌관은 “양쪽이 공개토론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라며 “<문화방송>과 〈CBS〉에서 연락이 왔고 이번 주중으로 생방송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좌관은 “두 사람이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념적 지향이 상이한 만큼 불꽃 튀는, 재미있는 토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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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원희룡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개혁을 주창하며 스스로 ‘합리적 보수자’로 자처하는 ‘386’ 의원이다. 대표적 두 보수주의자가 서로의 홈페이지에서 상대를 비판하며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해 관심을 끌고 있다. “ ‘양아치’, ‘빨갱이’로 매도당한 자존심 회복을 위해 맞장 토론하자” 논란은 원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www.happydragon.or.kr)와 블로그(blog.naver.com/wonheeryong.do)를 통해 12일 지만원 소장과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의 10일 방송 토론에 대한 비판을 올리면서 불붙었다. 지 소장은 방송토론에서 “우리가 비참하게 도마 위에 올려진 고기가 됐으니 그걸 반성하자는 것”이라며 “(한국이 일본에) 먹힐 만하니까 먹혔다”고 주장했다. 한승조씨 발언과 관련해 지 소장은 “한 교수 논란은 386 주사파들이 기득권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만든 마타도어의 성격이 있다”, “과거사를 자꾸 들추고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것 자체가 좌익”이라는 주장을 폈다. 원 의원은 지 소장의 “먹힐 만하니 먹혔다”는 발언에 대해 “강도를 만나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람에게 가족 중 한 명이 ‘연쇄살인마를 만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축복이냐’라고 말한다면 맞아죽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지 모른다”며 “이런 이유로 선생과 한승조 교수가 우리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항의와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통박했다. 원 의원은 “‘대한민국 대표 보수 논객’임을 자처하는 선생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대할 때마다, 그 터무니없는 발언들이 마치 한국 보수의 가치와 사상인 듯 포장될 때마다, ‘젊은 보수,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나는 억장이 무너진다”며 “토론을 통해 ‘과연 이 땅의 올바른 보수란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 보자”고 말했다. 원 의원은 같은 날 블로그에 “보수의 가치와 그 출발점은 ‘가족’이며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사랑”이라며 “이 땅의 보수라고 자처하는 ‘가짜 보수’들은 ‘멸공’, ‘숭미’를 이야기하면서 그것이 마치 보수의 전부인 양 주장하고 있다”고 지 소장에 거듭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지만원 “나는 ‘꼴통 보수’로 낙인, ‘진짜 보수’ 국민에 납득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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