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해의 연초 여론조사와 실제 대선 결과
‘경제’ 타고 힘얻는 대세론
당안팎 집중표적 ‘넘을 산’
당안팎 집중표적 ‘넘을 산’
역대 대세론은…‘문민 명분’ YS는 끝까지 효력·‘반사이익’ 이회창은 뒤집혀
이 전시장은 어떻게? “지역구도 느슨…끝까지 갈것”·“수도권 40대 향배가를 변수”
새해 들어 ‘이명박 대세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1월1~2일 발표된 언론사들의 대선 여론조사가 불을 질렀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지지율 40%를 넘나들었다. 한나라당 안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거의 세배(<한겨레> 조사, 이명박 38.9%, 박근혜 13.8%)까지 벌렸다. 1997년, 2002년 초의 여론조사 1위 주자가 최종 대선에선 탈락한 징크스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세론은 다르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명박 대세론’은 과거 대세론과 무엇이 다를까. 올 12월 대선 때까지 흔들림없이 유지될 수 있을까.
2위와의 격차 역대 최고=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은 역대 여론조사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단순 지지율은 37.7~47.5%로,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41.6~53%)에 견줘 약간 뒤진다. 그러나 2위와의 격차를 보면 2002년에 이회창 전 총재가 2위(이인제)에 겨우 한 걸음 앞선 데 반해, 이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지지율 차를 14.8~27.6%포인트까지 크게 벌리고 있다. 2위와의 이런 격차는 역대 연초 여론조사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김영삼 대세론’은 승리하고 ‘이회창 대세론’은 패배한 이유=‘대세론’이란 단어는 대선이 있는 해마다 불거져 나온다. 1992년 ‘김영삼(YS) 대세론’은 성공했고, 1997년과 2002년 ‘이회창 대세론’은 연거푸 실패했다. 원인은 크게 ‘지역 기반’과 ‘시대 정신’이라는 두 가지 틀로 분석된다. 1992년 김영삼 후보는 3당 합당을 통해 영남·충청 연합의 강력한 호남 포위 구도를 구축했다. 반면 이회창 후보의 경우, 1997년엔 ‘이인제 탈당’과 ‘디제이피(DJP) 연합’에, 2002년엔 ‘충청 수도이전’ 등의 이슈로 거꾸로 영남이 역포위 당하는 구도에 빠졌다. 1992년에 김영삼 후보는 ‘최초의 문민대통령’이란 명분을 내걸어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호소했지만, 이회창 후보는 높은 지지율에 걸맞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1997년과 2002년에 이회창 후보의 핵심 보좌역이었던 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인기는 (유권자들에게) 뭘 보여줘서가 아니라, 김대중 정권에 실망한 반사이익 성격이 짙었다. 희망 또는 개혁의 화두를 던지지 못했다. 네거티브 공세 때문에 패한 게 아니라, 네거티브 공세에 무너질 만큼 대세론의 ‘실체’가 취약했다”고 평가했다.. 김영삼보단 약하고, 이회창보다 강하다?=이런 분석 틀을 근거로 현재의 ‘이명박 대세론’을 바라보면, ‘이명박 대세론’은 ‘김영삼 대세론’보단 기반이 약하지만 ‘이회창 대세론’에 비해선 훨씬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명박은 뚜렷한 지역 기반은 눈에 띄지 않지만,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오르는 등 전국적인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한다. 지지층의 응집력 및 충성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의 경쟁자들은 “강력한 여권 후보가 나오면 지지층이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경제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받는 강점을 지닌다. 이 점이 ‘이회창 대세론’과 ‘이명박 대세론’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다.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현재 국민들이 원하는 건, ‘보수·진보’ ‘영남·호남’을 떠나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다. 이에 부합하는 이가 이명박이다. 청계천 복원, 시내버스 체계 개선 등 강한 추진력으로 반발을 딛고 성공한 사례가 있기에 사람들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유권자들이 경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원하는데다, 열린우리당은 자멸하는 형국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도덕성은 강하나 미래 지향성이 약하다. 경쟁자들의 취약성이 ‘이명박 대세론’의 또다른 한 축이다”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40대의 흐름’이 변수=과거 여론조사 1위를 달렸던 이회창, 박찬종의 ‘대쪽’ ‘무균질’ 이미지가 단 한 순간에 무너진 것과 달리, ‘경제’ ‘추진력’이란 이미지에 쌓인 ‘이명박 대세론’은 구체적 성과물을 지니고 있다는 게 또다른 강점이다. 그러나 ‘대세론’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선, 이 전 시장이 경제 회복을 이끌어낼 인물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확인시켜줘야 한다. 또 ‘이회창 대세론’을 무너뜨린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지역적으론 수도권→대구·경북→전국, 연령층으론 40대→30~50대→전연령층으로 단계별 확대 형태를 띠고 있어, 작은 이슈로 쉽게 무너지긴 힘들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문제는 핵심 지지층인 ‘수도권, 40대’다. 이 층은 여론 흐름이 워낙 빠르고 정당 충성도가 없다. 새로운 이슈나 인물 검증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도 “이명박의 약점은 (지지율이) 너무 높은 것이다. 너무 강해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 진영의 대연합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권태호 성연철 기자 ho@hani.co.kr
새해 들어 ‘이명박 대세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1월1~2일 발표된 언론사들의 대선 여론조사가 불을 질렀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지지율 40%를 넘나들었다. 한나라당 안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거의 세배(<한겨레> 조사, 이명박 38.9%, 박근혜 13.8%)까지 벌렸다. 1997년, 2002년 초의 여론조사 1위 주자가 최종 대선에선 탈락한 징크스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세론은 다르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명박 대세론’은 과거 대세론과 무엇이 다를까. 올 12월 대선 때까지 흔들림없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김 전 대통령에게 인사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영삼 대세론’은 승리하고 ‘이회창 대세론’은 패배한 이유=‘대세론’이란 단어는 대선이 있는 해마다 불거져 나온다. 1992년 ‘김영삼(YS) 대세론’은 성공했고, 1997년과 2002년 ‘이회창 대세론’은 연거푸 실패했다. 원인은 크게 ‘지역 기반’과 ‘시대 정신’이라는 두 가지 틀로 분석된다. 1992년 김영삼 후보는 3당 합당을 통해 영남·충청 연합의 강력한 호남 포위 구도를 구축했다. 반면 이회창 후보의 경우, 1997년엔 ‘이인제 탈당’과 ‘디제이피(DJP) 연합’에, 2002년엔 ‘충청 수도이전’ 등의 이슈로 거꾸로 영남이 역포위 당하는 구도에 빠졌다. 1992년에 김영삼 후보는 ‘최초의 문민대통령’이란 명분을 내걸어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호소했지만, 이회창 후보는 높은 지지율에 걸맞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1997년과 2002년에 이회창 후보의 핵심 보좌역이었던 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인기는 (유권자들에게) 뭘 보여줘서가 아니라, 김대중 정권에 실망한 반사이익 성격이 짙었다. 희망 또는 개혁의 화두를 던지지 못했다. 네거티브 공세 때문에 패한 게 아니라, 네거티브 공세에 무너질 만큼 대세론의 ‘실체’가 취약했다”고 평가했다.. 김영삼보단 약하고, 이회창보다 강하다?=이런 분석 틀을 근거로 현재의 ‘이명박 대세론’을 바라보면, ‘이명박 대세론’은 ‘김영삼 대세론’보단 기반이 약하지만 ‘이회창 대세론’에 비해선 훨씬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명박은 뚜렷한 지역 기반은 눈에 띄지 않지만,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오르는 등 전국적인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강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한다. 지지층의 응집력 및 충성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의 경쟁자들은 “강력한 여권 후보가 나오면 지지층이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경제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받는 강점을 지닌다. 이 점이 ‘이회창 대세론’과 ‘이명박 대세론’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다.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현재 국민들이 원하는 건, ‘보수·진보’ ‘영남·호남’을 떠나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다. 이에 부합하는 이가 이명박이다. 청계천 복원, 시내버스 체계 개선 등 강한 추진력으로 반발을 딛고 성공한 사례가 있기에 사람들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유권자들이 경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원하는데다, 열린우리당은 자멸하는 형국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도덕성은 강하나 미래 지향성이 약하다. 경쟁자들의 취약성이 ‘이명박 대세론’의 또다른 한 축이다”라고 분석했다.
역대 대세론과 이명박 대세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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