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민생 탐방길 시동
박근혜, 보수층 결집 나서
손학규, 대구·경북서 강연
박근혜, 보수층 결집 나서
손학규, 대구·경북서 강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연일 ‘후보 검증론’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면서도 박 전 대표의 행보가 탐탁잖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박 전 대표는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시민연대 창립 6주년 기념식 특강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선 예방주사나 백신을 맞는 기분으로 미리 자체적으로 거를 건 거르고 의문점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검증 논란에 대해 거듭 자제를 당부했지만,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3일 강원도당 신년하례회에 참석할 때만 해도 “대통령이란 자리가 막중하기 때문에 검증해야 한다”는 원론적 견해만 밝혔다. 15일 기자간담회에선 “한나라당 후보는 당의 노선·정책·이념과 맞아야 한다”, “검증은 네거티브가 아니다”라며 검증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어 17일 <와이티엔>(YTN) 인터뷰에서도 검증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경제·민생 탐방에 나서는 등 박 전 대표의 검증 주장을 무시하려 애쓰고 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와의 검증 논쟁에 대해 “감정의 골은 없다. 화합해 나갈 수 있다”고만 말했다. 박 전 대표의 검증 논란에 자극받아 박 전 대표의 사생활 검증에 나서겠다고 밝힌 팬클럽 ‘명박사랑’에 대해서도 “자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검증 논란의 진원지가 박 전 대표 쪽 팬클럽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검증 논란과 별도로, 박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현정부를 ‘좌파 성향’으로 몰아붙이고 노조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자신의 보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려 애썼다. 정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요구를 “정말 바보짓”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현대차 노조 파업을 두서는 “이런 강성·귀족·비리 노조가 이땅에 더 이상 발붙이게 해선 안 된다.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공공의 적’”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고 전 총리 사퇴 이후, 여권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날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를 방문했다. 경기도 출신인 손 전 지사는 대구·경북 출신인 박 전 대표와 이 전 서울시장을 의식한 듯 “이번 대선에서 영남 후보와 호남 후보가 대결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대구가 손학규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권태호 성연철 기자, 거제/황준범 기자 ho@hani.co.kr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시민연대 창립기념 초청 강연을 위해 연단으로 오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정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바보짓”이라고 비판했다.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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