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광주를 찾아 대북 포용정책 계승을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4일 전남대에서 열린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가 물꼬를 튼 대북 포용정책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투자로 인식되지 못하고 이른바 ‘퍼주기’로 낙인찍히기도 했으나, ‘햇볕’으로 상징되는 대북 포용정책은 민족을 위한 것임은 물론, 대단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정책”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특히 개성공단의 가치와 가능성은 실로 대단한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그렇듯 개성공단도 앞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것이지만, 남북관계를 떠받치는 개성공단이라는 수레바퀴는 이미 되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연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여전히 “고민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제가 대통령감인지, 당선 가능성이 있는지, 대통령이 된다면 잘할 수 있는지 등 세 가지를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 (고민 결과가) 긍정적으로 되면 저의 몸과 마음을 역사와 국가에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결심 시기에 대해서는 “강의하면서 정치 활동하는 것은 체질에 맞지 않다. 이번 학기는 확실히 끝내겠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또 자신의 이념 성향을 묻는 질문에 “노태우·김영삼 정부 때는 저를 왼쪽이라고 본 것 같은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오른쪽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니 일관성 있는 중도라고 자평해봤다”고 말했다.
이날 350석 규모의 강연장에는 학생과 교직원 500여명이 몰렸고, 사인을 요청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정 전 총장은 강연 직후 전남대 5·18기념관을 관람했다. 광주/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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