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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무현이에염...방가 방가 *^.^*”

등록 2005-03-22 16:31수정 2005-03-22 16:31

노무현 대통령이 댓글과 국민들에게 보내는 편지 글 등 온라인을 통해 잇따라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홈페이지.
노무현 대통령이 댓글과 국민들에게 보내는 편지 글 등 온라인을 통해 잇따라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홈페이지.


[이슈] ‘키보드 치는 대통령’의 ‘온라인 정치’ 의미는?

“참여정부 들어와서 달라진 청와대의 문화로 꼽혔던 것 가운데 하나가 대통령과 실무자 간의 격의 없는 대화였다. 이제 그 폭과 깊이는 온라인 망을 통해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필체를 만날 수 있다. 때로는 오탈자도 그대로 전달된다.”(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 ‘키보드 치는 대통령’ 가운데)

온라인을 통한 청와대 실무자들간의 격의 없는 대화를 누리꾼에게도 확산하겠다는 것일까?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브리핑(www.news.go.kr)에 댓글을 달아 누리꾼들의 원탁토론에 참여한데 이어 온라인을 통해 잇따라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정치인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들을 상대로 정치적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른바 ‘온라인 정치시대’에 대통령도 본격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에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이라는 글을 통해 누리꾼들에게 참여정부의 핵심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인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글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균형발전과 수도권의 새로운 비전은 우리들의 꿈의 크기이자 미래에 대한 상상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행정수도를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그가 국가적 지도자의 자리에 서게 되고 선거에서 표를 모을 일이 없다면 그 역시 이만한 꿈을 가질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또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 분이 행정수도 이전을 시도한 것은 사리사욕이 아니라 국가의 장래에 대한 지도자로서의 안목을 가지고 한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글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지난 1975년 사법연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80년대 초반 대도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과 93년 지방자치연구소를 세운 이유 등과 연관시켜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3일간 시간이 나는대로 틈틈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이 글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이 글은 주요 인터넷언론과 포털뉴스가 보도해 인터넷세상에 무한대로 확산되고 있다.

키보드 치는 대통령 “앞으로 더 자주 글을 쓰게 될 예정”

노 대통령이 인터넷세상에서 직접 글을 쓴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18일 국정홍보처에서 운영하는 뉴스 사이트인 국정브리핑(www.news.go.kr)에 전국 공무원들에게 보낸 ‘공무원이 혁신 모범 만들어가자’는 이메일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 노 대통령이 단 댓글의 전문은 이렇다.

“여러분들의 의견 잘 보았습니다. 답답한 심정이 보이는 듯합니다. 그런데 냉소와 불신, 그 다음은 뭐지요? 방관인가요? 그래도 우리는 뭔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같이 한번 해봅시다.”(2005. 2. 22, 08:13:32)

누리꾼들은 노 대통령의 댓글을 ‘역사적 리플’이라고 이름 지었으며 ‘역사적 리플’이 달린 국정브리핑 사이트를 ‘인터넷 성지’라고 부를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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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또 지난 8일 이헌재 부총리 사퇴와 관련해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브리핑’에 직접 쓴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참으로 송구스럽다. 아울러 괴롭다. 부끄럽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21일 청와대브리핑 ‘국정일기’에 ‘키보드 치는 대통령’이라는 글을 통해 노 대통령이 인터넷에 글쓰기를 늘여나갈 계획임을 알렸다. 윤실장은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의 달라진 풍경 중 하나는 밤 늦도록 키보드를 치는 대통령”이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모니터 앞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시스템 대통령, 정보화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윤 실장은 “대통령과 실무자간의 격의 없는 대화는 온라인 망을 통해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며 “키보드 치는 대통령으로부터 살아있는 언어가 나온다. 앞으로는 글을 더 자주 쓸 예정인 듯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온라인을 통한 실무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일반 국민을 상대로 확대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온라인 정치가 고정관념과 패러다임 바꿀 것”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대국민 기자회견이나 지방순회 간담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자신의 메세지를 전달해왔다. 전직 대통령들이 고집하던 고전적인 국정홍보 방식이었다. 그러나 올해들어 잇따라 인터넷을 통해 국민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은 물론 자신의 2년간의 국정홍보 스타일에서도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온라인 정치’는 자신의 생각을 국민들에게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누리꾼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토론 참여를 유도해 여론을 수렴하는 창구역할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온라인 정치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통치의 언어’가 되는 권위주의시대의 정치문화와 분명히 구별된다. 그의 이러한 시도가 국민들의 참여와 민주주의를 심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누리꾼들이 노 대통령의 인터넷 참여에 ‘역사적 리플’, ‘인터넷성지’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누리꾼 ‘탈권위’는 노 대통령의 리플이 달린 국정홍보처 사이트 댓글을 통해 “과거에는 상상만 했던 일이었는데 대통령이 직접 인터넷에서 댓글을 다는 세상이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런 사소한 일 하나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모든 고정관념과 패러다임이 하나씩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JWT’도 “이것이 변화이고, 민주주의”라며 “노무현, 당신을 찍은 것을 후회한 적도 가끔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내 손가락에 축복을 보내고 싶다”고 감격했다.

인터넷에 남다른 열정과 전문성을 과시했던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재임시절 인터넷 채팅을 통해 젊은 네티즌들과 각종 국정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고어 부통령은 채팅에 들어가면서 ‘앨 고어’라고 실명을 밝혔으나 채팅의 상대방은 그가 설마 부통령 고어인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채팅이 끝날 즈음 고어 부통령은 자신이 바로 부통령 앨 고어임을 밝히자 채팅 상대는 크게 기뻐했다고 전해진다.

미국에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 건설을 적극 지원하는 등 인터넷 부통령으로 불렸던 고어 부통령은 이후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네티즌들과 채팅하면서 클린턴 행정부의 각종 정책과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등 온라인 국정 홍보에 적극적이었다. 고어 부통령이 온라인 정치에 있어서는 노 대통령의 선배인 셈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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