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며 18일째 단식농성 중인 천정배 의원이 12일 농성장인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한-미FTA 반대 “자책의 단식” 18일째 천정배 의원
잘 몰라 치열한 대처 못했다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할 터 천정배 의원(민생정치모임 소속)은 무척 수척해져 있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며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1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물과 죽염 만으로 버티는 ‘말 그대로’의 단식이다. 그는 12일 “언제든 그만둘 수 있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자책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에게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왜 이제 와서 단식이냐”고 물었다. 그는 힘없이 웃으며 “에프티에이에 대해 잘 몰랐다”고 실토했다. 그는 “이 문제에 치열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에 자책감을 느낀다. 그 점을 비판한다면 비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투자자 국가소송제를 우려하는 법무부 안팎의 목소리를 듣고 대통령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에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천 의원은 참여정부에 애증이 교차하는 듯 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불균형 성장론, 파이만 키우면 자연히 민생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식의 한나라당·극우세력들의 낡아빠진 생각에 맞춰 우리 정부가 그걸 앞장서서 실천하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또 “에프티에이 반대 집회를 원천 봉쇄하거나 농민들의 상경을 막는 일 등은 5공·유신 때나 가능한, 용납할 수 없는 짓”이라며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민주정부’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의원은 “이번 한-미 에프티에이가 단순한 개방에 그치지 않고 우리 주권을 반쯤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정보가 공개되고 논쟁이 빚어지면 우리 국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고 본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할 터 천정배 의원(민생정치모임 소속)은 무척 수척해져 있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며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천막을 치고 1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물과 죽염 만으로 버티는 ‘말 그대로’의 단식이다. 그는 12일 “언제든 그만둘 수 있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자책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에게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왜 이제 와서 단식이냐”고 물었다. 그는 힘없이 웃으며 “에프티에이에 대해 잘 몰랐다”고 실토했다. 그는 “이 문제에 치열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에 자책감을 느낀다. 그 점을 비판한다면 비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투자자 국가소송제를 우려하는 법무부 안팎의 목소리를 듣고 대통령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에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천 의원은 참여정부에 애증이 교차하는 듯 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불균형 성장론, 파이만 키우면 자연히 민생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식의 한나라당·극우세력들의 낡아빠진 생각에 맞춰 우리 정부가 그걸 앞장서서 실천하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또 “에프티에이 반대 집회를 원천 봉쇄하거나 농민들의 상경을 막는 일 등은 5공·유신 때나 가능한, 용납할 수 없는 짓”이라며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민주정부’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의원은 “이번 한-미 에프티에이가 단순한 개방에 그치지 않고 우리 주권을 반쯤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정보가 공개되고 논쟁이 빚어지면 우리 국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고 본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