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대전을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대전시 서구 월평3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재선 한나라당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심대평 당선땐 범여권 ‘통합’ 탄력
한나라 승리땐 박근혜 ‘반전’ 발판
한나라 승리땐 박근혜 ‘반전’ 발판
4월25일 치러지는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정치권의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후폭풍 때문이다. ‘재보선 불패론’을 앞세운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22일부터 내리 사흘 동안 대전 지원 유세에 나섰다. 범여권은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후보가 당선되면 지지부진한 대통합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박근혜 효과’냐 ‘대세론 타격’이냐=박근혜 전 대표는 22일에 이어 23일에도 대전 서구을 보궐선거 현장을 찾았다. 24일에도 이곳을 찾을 예정이다. 연 사흘 대전에 ‘올인’(다걸기) 하는 셈이다. 대전 서구을은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한나라당 안 일부에선 “쉽지 않다”는 우려 섞인 평가를 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3일 지역 아파트 단지와 상가를 돌며 “곧 문닫을 시한부 여당이 밀고 있는 후보로는 행정복합도시를 차질없이 추진할 수 없다”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측근들은 박 전 대표의 전력투구가 원칙을 중시하는 특유의 스타일에서 나온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전직 당 대표로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당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돕는 게 바로 박 전 대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승리할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품앗이’를 한 박 전 대표가 챙길 수 있는 득이 적지 않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대전은요?’란 말 한 마디로 판세를 뒤집은 대중 호소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뒤지는 지지율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이곳에서 지게 되면 ‘한나라당 대세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12월 대선에서 한나라당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4·25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가 23일 오후 월평동 시공아파트 단지 앞에서 주민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대전/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범여권 대통합 계기될까?=범여권은 국민중심당 심 후보가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자체 분석하며 고무돼 있다. 열린우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박범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주저앉히면서까지 심 후보를 사실상의 범여권 통합 후보로 밀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합에 함께 할 세력들이 여러 곳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말로 기대를 나타냈다.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심 후보가 당선되면 대통합 논의에 명분과 동력이 더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범여권 통합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중심당의 위상이 높아질 뿐 대통합 논의로 수렴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심 후보는 국민중심당을 만드는 등 충청지역을 터전으로 하는 독자적 세력기반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며 “대통합 논의 활성화는 열린우리당 일부의 희망사항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희철 성연철, 대전/이유주현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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