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호남 역할론’ 역설
‘먼저 비전 보여라’ 시선도
‘먼저 비전 보여라’ 시선도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일 광주를 찾아 적극적인 ‘호남 구애’에 나섰다.
한나라당 탈당 뒤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손 전 지사는 전남대 특강에서 “새 정치 리더십을 광주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며 호남 역할론을 역설했다. 특강에 앞서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5·18 묘역도 참배했다.
손 전 지사는 특강에서 “여러분들은 이전 두 차례 대선에서 전략적 선택으로 대통령을 만들어 냈다”면서 “(호남에서) 이번에 어떤 리더십을 선택해 어떤 정권을 만들어낼 것인가가 우리나라의 명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이곳의 애착을 의식한 듯 “나는 한나라당 소속일 때도 햇볕정책은 폐기 대상이 아니라 계승·발전시킬 정책이라고 얘기했다”며 자신이 햇볕정책 계승자 임을 자처했다.
손 전 지사는 특강 말미에 “케이티엑스(KTX)를 타고 오다보면, 대전 지나고 나서는 일반철도가 돼 속도가 느려진다. 복선 전철을 놓는 데 걸린 시간도 그렇다”며 호남의 소외의식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이런 현실은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말로 비켜갔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팽배하고, 사회에 인재가 많고, (그들이) 참여할 준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는)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면서 기존의 정치적 행보를 당분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손 전 지사의 호남 역할론에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 서정훈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손 전 지사는 민자당에 입당해 한나라당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사람”이라며 “호남의 역할을 얘기하기 전에 그 자신이 이곳에 어떤 비전과 희망을 보여줄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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