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왼쪽부터). 박 전 대표와 정 전 의장은 5·18 국립묘지를 참배했고, 손 전 지사는 조선대서 특강을 했으며, 김 전 의장은 오월어머니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광주/김명진 기자, 연합뉴스, 손학규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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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는 광주를 짓밟았고, 광주는 저항했다. 광주는 민주화 운동의 성지가 됐다. 민주화 운동이 현실 정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광주는 ‘정치 1번지’가 됐다.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광주는 김대중과 노무현을 선택했고, 두 사람은 대통령이 됐다.
올해도 5·18을 맞아 정치인들이 대거 광주에 몰려 왔다. 열린우리당의 정세균 의장, 민주당의 박상천 대표도 왔지만, 눈길은 아무래도 ‘대선 주자’들에게 쏠렸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7일 5·18 유족회의 추모제, 시민포럼 등에 참석해,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5·16 쿠데타의 경제적 부활인 이명박 전 시장과 정치적 부활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항쟁 취재 당시의 비공개 장면을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화면에는 “계속 총성이 나서 그렇지 마음은 편합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18일에는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 발표회, 광주 5·18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한다.
김근태 전 의장은 오월 어머니집 방문, 광주시민 주먹밥 나누기 자원봉사, 5·18 전야제 참석 등의 일정을 보냈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후보 원탁회의와 5·18 국립묘지 공동참배를 제안했는데 무산돼서 마음이 무겁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18일에는 기념식에 참석한 뒤, 재야·민주 인사들과 간담회를 한다.
민생정치 준비모임의 천정배 의원은 5·18 전야제에 참석하고, 18일에는 ‘5·18 민주항쟁 정신계승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비상시국대회’ ‘5·18 기념 학술대회’에 참석한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조선대에서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다. 그는 “2007년의 5·18 정신은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라고 말했다. 김혁규 의원과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18일 기념식에 참석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왔다. 조선대에서 학생들과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특강을 했다. 그는 강연에서 “5·18은 민주주의의 불꽃을 태우는 위대한 정신을 승화시킨 우리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18일에는 기념식에 참석하고, 19일까지 머물며 이 지역의 새로운 조직책들을 만난다. 그의 행보에 대해 지역의 소식통들은 “여권으로 넘어오기 위해 광주에 왔지만, 아직 속내를 털어놓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에선 박근혜 전 대표가 광주를 찾았다. 박 전 대표는 소록도를 거쳐 광주에 와, 5·18 묘역에 헌화했다. 그는 2004년 3월 한나라당 대표 취임 이후 매년 5·18 기념식에 참석해 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이미 광주를 방문했다.
광주에서는 대선 주자들의 행보보다도 지지부진한 범여권의 통합 협상이 화제였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17일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다.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민주당의 주장은 소통합을 한 뒤 선거에 임박해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분열주의와 배제론은 5·18 정신에도 맞지 않고 호남 민심을 대변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비관적이라는 얘기다. 광주/성한용 선임기자, 이유주현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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