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선관위 기류 심상치 않다’ 미리 압박

등록 2007-06-05 18:28수정 2007-06-06 03:16

“헌법소원 고려” 강경대응, 왜
전례없는 변론권까지 요구 ‘불신’ 드러내
노대통령 직접 대책 지시…논란 거셀 듯

7일로 예정된 중앙선관위의 노무현 대통령 선거법 위반 여부 결정을 앞두고 청와대가 헌법소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선관위를 압박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야당의 고발을 이유로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상대로 변론권을 요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욱이 한나라당 고발 내용에 대한 선관위의 심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대통령 참모들이 “법리적 판단이 다를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은 헌법기관에 대한 사실상의 압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의 행동은 신속했다. 청와대 비서실은 5일 오후 전자결제시스템을 통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대한 ‘의견서’와 ‘의견진술기회 부여 요청서’를 선관위에 제출했다.

청와대는 의견서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 선거가 아직 6개월 이상 남아 있고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정부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참여정부 정책에 대해 설명하려 했던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논란을 무릅쓰면서 헌법소원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한나라당의 선관위 고발을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공세”로 판단한 노 대통령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이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오늘 오전 국무회의 중간에 노 대통령이 직접 문재인 비서실장을 불러, 한나라당의 고발 조처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선관위의 최근 기류를 청와대는 심상치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2일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연설 이후 선관위의 태도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 고발장이 접수되기도 전에 선관위가 대통령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회의 일정(7일)까지 확정한 것 등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서 선관위가 너무 형식적으로 이 사안을 본다고 판단했다”며 “적극적으로 변론권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한나라당의 정치 공세를 의식해 서둘러 특정한 방향으로 결론을 이끌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듯하다.

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의 참여정부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게 분명하다. 이에 맞서는 무기인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권을 선관위가 박탈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청와대는 이를 막으려고 애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