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콩가루집안이 어딨나…고소취하하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박근혜 캠프의 고소.고발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나라 ‘이명박 부동산 의혹’ 수사의뢰 놓고 논란
강재섭 “고양이에 생선가게 맡긴 꼴…금도 지켜야”
이재오 “캠프가 고소한게 아니라 김재정쪽서 했다”

“우리 운명을 국가 기관에 맡기는 해괴망칙한 행위를 하고 있다.… 이런 콩가루이 집안 어디 있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9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둘러싼 고소, 수사의뢰 사건에 대해 강하게 이 전 시장쪽을 비판하고 고소·고발 취하를 요구했다. 검찰은 지난주 이 사건을 특수부에 배정해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진영의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 캠프가 고발한 것이 아니라, 다스 김재정쪽이 한 것”이라며 “고소 취하 요구를 전달하겠지만 고발한 쪽은 오늘 아침까지도 취하 못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는 거 비슷하기도 하고 우리가 정말 자율적으로 정화하고 우리끼리 검증할 수 있는데도 검찰에 수사해달라고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는 바보다, 우리는 도리 없다 신탁통치 해달라’는 건데 있을 수 없다”며 “집안 싸움은 최소한의 금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오늘 당장 캠프에서 캠프차원으로 수사기관이나 외부 기관에 고소 고발한 것은 취하할 것을 강력 요구한다”며 “고소 고발하려면 당 검증위 등이 검토해서 검찰· 중앙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안강민 당 검증위원장도 자신을 검증위장 만들어 놓고 이게 무슨 꼴이냐, ‘이러면 저는 사퇴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쪽을 모두 비판했다. 강 대표는 “어떤 캠프 인사들은 상대 후보 의혹을 당 검증위에 조용히 제출케 했는데도 전과 몇범, 골프 치며 무슨 이야기 들었다는 둥의 얘기를 연일 언론에 공포해서 골육 상쟁 유발하고 있다”고 박 후보쪽을 비판하고, “어느 캠프는 검찰에다 특정 언론이나 상대편 인사들의 처벌 요구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 검증위 왜 만들었나”라며 이 후보쪽을 비판했다.

강재섭 “의혹 연일 언론에 공포해서 골육 상쟁 유발하고 있다” 양쪽 싸잡아 비판

강 대표는 “이런 식으로 고소 고발 유발하는 언행을 해서 검증위 기능을 마비시키는 분에게도 윤리위에서 점점 징계의 수위 높여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대표는 “당차원에서 공작정치 투쟁위 만들어져서 투쟁해갈 것”이라며 당 차원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당이) 국세청 국정원 방문해 노력하고 있다. 외부 세력의 침입에는 우리가 힘을 합쳐 하려고 만들었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에 어떤 캠프는 당과 따로 총리실에 (항의하러) 간다”며 “이런 콩가루 집안 어디 있나. 멱살 잡고 하는데 이게 한나라당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비난을 자처하고 있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질타했다.

박관용 당 경선관리위원장, 홍준표 의원 등도 검찰에 고소·고발한 것을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공작정치저지 범국민투쟁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상수 의원도 이날 “집권세력의 공작정치에 한나라당이 휘말려 들어가는 것은 결단코 막아야 된다”면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후보 캠프와 측근이 고소.고발을 모두 즉시 취하하고 검증은 당내 검증위에 맡기도록 권유하는 결의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최고 “우리 캠프가 고발한 것 아니라, 다스쪽에서 한 것”

안상수 한나라당 공작정치 저지 범국민투쟁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오 위원에게 위원회 서류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후보쪽의 이재오 최고위원은 강 대표의 고소고발 취하 요구에 대해 “우리 캠프에서 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고발한 쪽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다스쪽에 어제 고발 경위를 알아봤는데 다스쪽은 ‘사실이 아닌 것을 덮어 씌우니 억울하다. 그래서 이혜훈 의원에게 지난 화요일까지 사실 아니니 사과나 해명요구하고 않으면 고발한다고 했는데도 안해서 고발했다’고 했다. 고발은 캠프가 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다스 김재정이 억울하니 밝혀달라고 고발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특정캠프는 고발 때까지 몰랐다”며 “명예훼손, 자료 유출에 대해 고발한 것으로 도곡동 땅, 천호동 땅 왜 걸고 넘어지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억울해 거기서 고발한 것이지 특정캠프서 고발한 거 아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다만 최고위서 말한 것은 옳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마 고발한 쪽하고 이야기 해보라는 뜻인 것 같아서 고발한 쪽에 전하기는 하겠으나 고발한 쪽은 오늘 아침까지도 취하못한다고 했다. 명예가 문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투쟁위에 모든 공작정치 맡겨달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 한다”며 “특정 캠프가 보호위해 성급하게 행동한 면이 있다”고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공작정치 관련한 것은 당이 책임 지고 한다는 것을 캠프에 전하겠다. 당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쪽 이혜훈 대변인 “소 취하 반대 않지만, 의혹 이후보가 직접 밝혀야”

당 최고위원회의 고소 취하 권유에 대해 박근혜 후보쪽 이혜훈 대변인은 “원래 이 문제는 땅 판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안 밝히려고 검찰에 쫓아가면서 시작된 일로, (이 후보쪽이) 궁지에 몰리자 당에 SOS를 친 것”이라며 “정치선배들이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고소 전을 벌인 일은 어리석었지만 소를 취하한다면 정치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하고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그러나, 소를 취하한다면 땅 판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등 문제가 되었던 각종 의혹에 대해 이 후보가 반드시 직접 밝혀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한겨레> 성연철 기자 [e-mail],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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