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자료일 가능성 99%”
박근혜 후보 캠프의 홍윤식씨가 전직 경찰 권아무개(64·구속)씨한테서 건네받은 이명박 후보 가족의 주민등록초본과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 후보의 위장전입 사실을 폭로할 때 사용한 주민등록초본의 사본은 동일본으로 밝혀지고 있다.
검찰은 김 의원에게 초본 사본을 건넨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최근 불러 조사한 결과, 두 문서의 발급 날짜가 6월7일이고, 발급처가 서울 마포구의 ‘신공덕동사무소’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문서는 이 후보의 맏형인 상은씨, 부인 김윤옥씨, 처남 김재정씨 등 3명의 인적사항이 나온다는 점에서도 똑같다.
김갑수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문서를 한 언론사 기자한테서 복사본 형태로 받았고, 최초 출처는 자신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쪽 최승호 공보특보는 “이 문서를 김 의원에게 전한 사람은 김갑수씨이고, 김씨가 김 의원에게 곧바로 전달했기 때문에 우리도 출처나 경위는 잘 모르고 있다”며 “이 사본이 홍씨가 받았다는 것과 같은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김혁규 의원 진영의 한 인사는 “발급지가 같은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발급 날짜는 6월7일로 같았다. 두 초본이 동일본일 확률은 99%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홍씨가 권씨한테서 받은 문건은 중간에 누군가를 거쳐 제보 형태로 언론사 기자에게 전달됐고 그 기자가 김씨에게 다시 복사본을 건넸으며, 김씨는 이것을 김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갑수씨와 김 의원은 출처를 모른다고 말했다. 김혁규 의원 쪽 최 특보는 “김 의원도 홍씨 것과 김 의원이 갖고 있는 것이 같은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갑수씨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난 출처를 전혀 모른다”며 “(사본을 복사해준) 그 기자에게 ‘나도 보여달라’고 해서 구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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