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
한나라당은 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대선 예비후보 검증청문회를 열어 이명박·박근혜 후보를 두고 제기돼 온 각종 의혹을 검증했다. 두 후보는 자신들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으나, 추가적인 의혹이 불거지는 등 검증 논란은 청문회 이후 오히려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처남 김재정씨와 친형 이상은씨의 공동명의였던 ‘도곡동 땅’의 차명은닉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박광수 검증위원(세무사)은 △1985년 도곡동 땅 매입자금 출처의 소명이 부족한 점 △95년 매각대금(263억원) 배분 비율의 불일치 △김재정·이상은씨의 계좌가 거주지와 먼 이 후보 소유건물이 있는 서초동 법조단지 지점에 개설된 점 △보험사 예금, 양도세 납부, 다스 증자대금 납입 등 여러 건에서 두 사람이 같은 날짜에 자금을 집행한 점 등을 들어 “두 사람의 자금이 한 사람에 의해 관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도곡동 땅은 나와는 관계가 없다. 돈이 내게 한푼도 안 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충북 옥천의 임야 50여만평의 투기와 차명소유 의혹에 대해서도 “그 (지역) 분들이 사 달라고 해서 부득이 사 줬고, 나중에 처남에게 팔아 달라고 했으나 팔리지 않아 처남이 샀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동이 된 1961년 5·16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그 당시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웠고, 남북 대치 상황에서 잘못하면 북한에 흡수도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5·16은 구국혁명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신 체제와 관련해선 “유신 체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유신 시대에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거나 희생 또는 고통받으신 분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또 79년 10·26 이후 신군부로부터 돈을 지원받았다는 부분에 대해 “10·26 사태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 쪽으로부터 6억원을 생계비 명목으로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고 최태민 목사가 박 후보의 후광을 업고 많은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선 “실체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 실체가 나온다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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