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는 검증 청문위원들의 집요한 질의가 이어질 때마다 “전형적인 네거티브”라며 의혹 확산을 차단하려 애썼다. 이 후보는 이날 답변 과정에서 ‘네거티브’라는 표현을 11차례나 썼다. 그는 “의원직 사퇴 뒤 ㈜다스의 주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냐” “홍은프레닝 관련 서울 천호동 개발 허가와 서울 서초동 고도제한을 푸는 데 문제가 있지 않았냐”는 등의 질의를 모두 ‘네거티브’로 규정했다. 이 후보는 “이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네거티브를 하면서 오해를 만들고 있다. 너무 안타깝다. 저희 한나라당이 그렇게 당해서 대선에서 두 번 실패했다. 네거티브가 잘못됐다는 게 나중에 판명됐고, 판명됐을 땐 이미 늦었다. 그렇게 당한 한나라당이 그전보다 더 심하게 당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특히, 서울 천호동 브라운스톤 건물을 지은,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과 관련해서는 “홍은동이 아니고 천호동인데 왜 홍은인지, 홍은이 회사 이름인지 이번에 처음 들었다”며 전혀 무관함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답변 도중 가끔 웃으며 분위기를 전환하려 했지만 차명재산 의혹 등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굳은 표정으로 답변에 임했다. 그는 ‘도곡동 땅이 이 후보 본인의 땅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도곡동 땅이 내 것이면 좋겠다”며 비켜갔다. 이 후보는 기관지확장증으로 면제를 받은 자신의 병역 의혹 질의가 이어질 때에는 잇달아 기침을 하며 답변을 했다. 청문위원으로 참여한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은, 이 후보가 “현대 입사 뒤 쓰러지더라도 그 자리(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버텼다”고 답하자, “죽음을 각오하고 술을 먹은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범죄경력 문제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상대후보 질의 순서에 박근혜 후보 쪽에서 이 후보 범죄경력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그는 “‘전과 14범’도 박근혜 후보 쪽에서 질문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