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실 아니다”…의혹제기 지만원씨 “편파수사”
검찰이 이명박(66)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의 출생과 병역 의혹을 제기했던 지만원(65) 시스템미래당 대표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 앞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이 후보의 유전자 분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 쪽과 지만원 대표 사이의 맞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인)는 지난달 27일 한나라당 경선후보 합동연설회 참석을 위해 울산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던 이 후보를 찾아가 면봉을 이용해 이 후보의 입 안에서 구강세포를 채취했다. 이 후보의 어머니가 일본인이며, 이 후보가 ‘상’자 돌림을 쓰는 나머지 형제들과 배다른 이복형제라는 의혹을 제기한 지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검찰은 이 구강세포를 지난 6월 채취해둔 이 후보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구강세포와 함께 전문기관에 보내 검사를 맡겼고, 검사 결과 지씨가 제기한 의혹이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신종대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뭐가 사실이고 허위인지 자세한 사실 관계는 (지씨를) 기소할 때 밝히겠다”며 “(유전자 검사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병역 의혹 해소를 위해 이 후보의 엑스레이 사진을 건네받아 전문가에게 분석을 맡겼고, 병역면제 사유였던 기관지확장증의 후유증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차장검사는 “지씨가 제기한 의혹의 대부분이 거짓임을 법원에 소명했다”며 “공모 관계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일 밤에는 지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로써 이 후보에 대한 출생 및 병역 의혹이 완전 거짓임이 밝혀졌다”며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상대 후보를 검증하려면 객관적 사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어제 춘천연설회에서 ‘양파처럼 까도 까도 의혹이 나온다’고 말했는데, 양파를 계속 벗겨도 아무것도 안 나오듯 의혹을 아무리 제기해도 나올 게 없다. 의혹 부풀리기식, 낙인찍기식 정치공세성 선거 캠페인을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씨는 검찰이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일 <한겨레>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인터넷에 이 후보 출생과 병역에 대한 의혹을 검색하면 50만 건의 글이 뜬다. 내가 지난해 10월 인터넷에 게시한 글은 이런 글들을 언급하면서 ‘아무리 인터넷에 뜬 글이지만 이 후보의 해명이 필요하지 않냐’고 한 것뿐이다. 그런데 검찰은 내가 마치 의혹을 만들어 뒤집어씌운 것처럼 인민재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태호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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