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일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세무로비 연루 의혹과,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비호 논란에 대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소설 같은 느낌을 받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44회 방송의 날 축하연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유전게이트, 행담도 사건은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사실이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의혹들은) 지금 이만큼 언론을 장식할 만한 기본적 사실을 전제하고 있느냐. 나는 좀 부실하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최근 발언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요즘 신정아씨, 정윤재씨, (노 대통령의) 처남 권기문씨까지 떠오르지만 검찰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을 둘러싼 언론계의 반발과 관련해 “(언론과) 토론해서 내 주장이 잘못된 것이면 한발 물러서겠다”며 언론사 보도·편집국장들에게 “정정당당하게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공정한 토론과 주장의 장이 제공돼야 한다. 지난번에 토론을 거부하지 않았나. 기자실 문제나 사무실 무단 출입은 공식적인 쟁점이 아닌 것 같다. 공무원 접촉 문제는 구체적인 요구가 있으면 (언론과) 대화하고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도 많은 과오가 있었고, 많은 부족함이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에 있어 대화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언론은 권력이며, 절제해야 한다. 절제하지 않는 권력은 흉기가 될 수 있다”며 언론의 각성과 사주로부터의 자유를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나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는 사람이, 제발 대선 국면에서라도 대통령이 언론과 맞서고 갈등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충고한다. 솔직히 너무 괴롭고 너무 힘든다”면서도 “민주주의 발전단계에서 언론개혁이 우리 정권의 역사적 책임으로 지워져서 회피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일을 저버리지 못하고 가고 있다”고 밝혔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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