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 차관보
‘면담 주선’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 차관보 인터뷰
“이명박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은 톰 리지 전 국토안보부 장관 등 미국 지도자들이 요청하는 형식을 통해 이뤄진 것입니다.”
강영우(59)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차관보는 27일 전화통화에서 “멜리사 버넷 백악관 의전실장으로부터 면담에 관한 공문을 받고 이 후보에게 직접 전화로 이 사실을 알렸다”며 공화당 유력인사들의 힘을 빌려 면담이 성사된 배경을 설명했다.
강 차관보의 설명에 따르면, 24일자 소인이 찍혀 4명의 청원인에게 보낸 답신 형식의 이 공문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면담 요청에 감사한다. 이런 만남이 한-미 관계를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더욱 튼튼한 한-미 동맹관계를 위해서 매우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고, 모든 고려를 다하겠다”며 “14~17일 이 후보의 방문 기간 중 최종 시간을 알려주겠다”고 되어 있다.
강 차관보는 “대통령 면담 요청의 3단계 중 마지막 단계를 통과한 것으로 15, 16일 이틀 중에 시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긴급한 경우가 생기면 대리인을 만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이 후보쪽 공식 요청
공식 외교채널로는 만날 수 없어
리지 전 장관 등 유력인사 힘 빌려” -어떻게 해서 면담 주선에 나서게 됐나? =이 후보가 지난 6월에 방미하려다 안 되니까 이 후보 측근들이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이 전 시장이 직접 부탁하면 도와주겠다고 했더니, 8월28일 이 후보 캠프의 박대원 전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가 이 후보의 이력서와 연설문 등을 보내 공식으로 도와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 후보와의 관계는? =지난해 5월5일 서울시장이던 이 후보와 시청 앞 축제 때 우연히 만나 점심을 함께 한 적이 있다. 그때 이 후보가 2001년 국민일보 빌딩에서 교계 대표들을 상대로 한 연설 내용을 기억하고, 음식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등 자상한 배려를 해 친근감을 느꼈다. -리지 전 장관 등이 면담 요청 편지를 보내게 된 경위는? =내가 이사를 맡고 있는 장애인기관 이사장인 리지 전 장관에게 협조를 요청했더니,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을 만나보고 국내 정치인들을 동원해 보라는 노하우를 알려줬다. 미국 대통령이 특정 정당 후보를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서는 만날 수 없다. 한국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특정 정당 후보를 만나주면 다른 정당 후보도 만나달라고 할 것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요청을 해올 것 아닌가. 야당 정치인 면담은 전통적 국무부 라인에서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리지 전 장관 외에 이 후보를 만난 적이 있고 한국을 잘 아는 손버그 전 유엔 사무차장(전 법무장관), 공화당 상원내표 미치 매코널의 부인인 일레인 차오 노동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편지를 부탁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를 포함해 모두 4명이 편지를 보내게 된 것이다. 이번 일을 추진하면서 미국 사회의 주류를 움직이면 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강 차관보는 16살 때 축구를 하다 눈에 공을 맞아 시력을 잃은 뒤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피츠버그대에서 시각장애인으로는 최초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최고위직인 백악관 국가장애위 정책차관보로 미국 5400만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공식 외교채널로는 만날 수 없어
리지 전 장관 등 유력인사 힘 빌려” -어떻게 해서 면담 주선에 나서게 됐나? =이 후보가 지난 6월에 방미하려다 안 되니까 이 후보 측근들이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이 전 시장이 직접 부탁하면 도와주겠다고 했더니, 8월28일 이 후보 캠프의 박대원 전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가 이 후보의 이력서와 연설문 등을 보내 공식으로 도와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 후보와의 관계는? =지난해 5월5일 서울시장이던 이 후보와 시청 앞 축제 때 우연히 만나 점심을 함께 한 적이 있다. 그때 이 후보가 2001년 국민일보 빌딩에서 교계 대표들을 상대로 한 연설 내용을 기억하고, 음식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등 자상한 배려를 해 친근감을 느꼈다. -리지 전 장관 등이 면담 요청 편지를 보내게 된 경위는? =내가 이사를 맡고 있는 장애인기관 이사장인 리지 전 장관에게 협조를 요청했더니,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을 만나보고 국내 정치인들을 동원해 보라는 노하우를 알려줬다. 미국 대통령이 특정 정당 후보를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서는 만날 수 없다. 한국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특정 정당 후보를 만나주면 다른 정당 후보도 만나달라고 할 것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요청을 해올 것 아닌가. 야당 정치인 면담은 전통적 국무부 라인에서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리지 전 장관 외에 이 후보를 만난 적이 있고 한국을 잘 아는 손버그 전 유엔 사무차장(전 법무장관), 공화당 상원내표 미치 매코널의 부인인 일레인 차오 노동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편지를 부탁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를 포함해 모두 4명이 편지를 보내게 된 것이다. 이번 일을 추진하면서 미국 사회의 주류를 움직이면 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강 차관보는 16살 때 축구를 하다 눈에 공을 맞아 시력을 잃은 뒤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피츠버그대에서 시각장애인으로는 최초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최고위직인 백악관 국가장애위 정책차관보로 미국 5400만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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