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국방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3일 오후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왼쪽 두번째)에게 ‘자이툰부대 임무종결 계획서’를 전달한 뒤 악수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했을 때 ‘꼿꼿한 악수 자세’로 화제를 낳았던 김 장관이 살짝 고개를 숙인 모습이 이채롭다. 맨 왼쪽은 김명자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맨 오른쪽은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 계룡대/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명박·이인제 “찬성”…정동영·문국현·권영길 “반대”
국회 동의안 진통 불가피…노 대통령 “한-미 공조 절실”’
미 “한국 정부 결정에 감사”
국회 동의안 진통 불가피…노 대통령 “한-미 공조 절실”’
미 “한국 정부 결정에 감사”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23일 정부의 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 방침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전날 원내 1당인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정동영 대통령 후보가 파병 연장 반대뜻을 밝히고, 원내 제2당인 한나라당의 이 후보는 찬성뜻을 표명함에 따라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 처리를 놓고 국회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문국현 예비후보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이인제 민주당 후보 역시 분명한 찬반 태도를 보여, 12월 대선에서 이 사안은 각 후보의 외교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강재섭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이한구 정책위의장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긴급회의를 열어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에 찬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후보는 “미국뿐 아니라 이라크 정부가 한국군 주둔을 원하고 있고, (파병 연장이) 자원외교 및 양국의 미래 경제협력이라는 국익에도 부합하며, (주둔지역이) 이라크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세 가지 점을 들어 “파병 연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4일 의원총회에서 파병 연장 동의안 비준에 찬성한다는 당론을 정할 방침이다.
파병 연장 동의안은 통합신당과 민주노동당이 ‘반대’, 한나라당·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이 ‘찬성’ 당론으로 갈라짐으로써, 국회 통과 과정에서 큰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외인 문국현 예비후보는 ‘반대’ 뜻을 분명히하고 있다. 하지만 각 정당 두루 대선 전에 파병 연장 동의안을 처리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 동의안 처리가 12월19일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이툰 부대 병력을 절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병력의 파병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올해 안 철군이라는) 지난해 약속과 다른 제안을 드리게 된 점에 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현지시각) 한국 정부의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 발표와 관련해, “우리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이라크인들을 한국인들이 계속 도우려 한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파병 연장 동의안을 11월 초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태호 기자, 워싱턴/연합뉴스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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