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접촉 일정·의제 이견 못좁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시작됐지만 토론회는 아무래도 후보 등록일(25~26일) 이후에나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토론회 성사 여부와 상관 없이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정 후보와 문 후보를 각각 대리한 오영식 의원과 김헌태 정무특보는 21일에 이어 22일에도 토론회를 위한 실무접촉을 통해 의견을 나눴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양쪽 인사들이 전했다. 양쪽은 토론회의 주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부터 견해가 갈렸다.
문 후보 쪽은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와 ‘정 후보의 사퇴 여부’ 등 두 가지 토론 주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후보 쪽은 참여정부 공과 평가에는 동의하지만, 정 후보 사퇴를 주제로 토론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오 의원은 “토론회를 하자면서 상대방 후보의 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당분간 문 후보 쪽 입장 변화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쪽은 토론회 일정을 서둘러 잡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급한 쪽은 정 후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문 후보 선대본부의 장유식 대변인은 “일정상 25일 후보 등록 이전 토론회는 물건너 가는 분위기”라며 “지금으로서는 토론회 성사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우리 후보는 토론회 여부와 상관 없이 후보 등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독자행보를 이어갔다. 오전에 경기도 파주의 육군 25사단 소속 전방 상승 관측소(OP)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한 데 이어 저녁에는 서울 잠실에서 열린 창조한국당 서울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했다. 23일에는 국회에서 △선분양 아파트 원가공개 △후분양제 전면 도입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을 뼈대로 하는 ‘100대 정책비전’ 발표회를 연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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