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며 한마디씩…생동감 떨어져
6일 열린 주요 대통령 후보 6명의 첫 텔레비전 토론은 맥빠진 분위기로 진행됐다. 심층적이고 박진감 있는 토론을 펼치기 어려운 토론 형식 때문이었다.
북핵 문제를 주제로 벌어진 상호토론은 ‘상호’란 말이 무색했다. 상호토론은 한 후보가 1분30초 동안 모두발언을 한 뒤, 나머지 후보 5명이 돌아가면서 1분씩 반론을 펼치고, 모두발언을 한 후보가 2분 동안 재반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정 후보를 지목해 일대일로 토론을 하지 못하고, 다른 후보들의 반론을 다 듣고 나서야 한꺼번에 재반론을 하는 틀에 매여, 서로 ‘치고받는’ 재미가 거의 없었다. 각 후보 쪽에서도 “정견 발표 같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공통 질문과 답변은 ‘토론’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했다. 사회자가 던진 똑같은 질문에 6명의 후보가 1분30초씩 돌아가면서 답을 하는 게 전부였다. 유권자의 ‘유시시(사용자손수제작물)’ 질문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진행돼 흥미를 끌지 못했다.
좌석 배치도 6명의 후보가 한 줄로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토론하도록 돼 있어 밋밋하다는 인상을 줬다. 토론자가 너무 많아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현실화했다. 후보당 할당된 발언 시간이 모두 합해 20분 남짓에 그쳤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2002년에는 보수, 개혁, 진보 성향의 후보 3명이 긴박감 있게 토론을 했는데, 이번엔 6명이 하다 보니 생동감과 감칠맛이 떨어지고, 밀도 있는 토론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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