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보석신청
비비케이 사건과 관련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경준(41)씨가 18일 “국민들께 혼란을 줘 죄송하다”는 글을 자신의 어머니 김영애씨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 보냈다.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쓴 영문 편지에서 “내 문제로 큰 혼란을 일으킨데 대해 한국 국민께 사과하고 싶다. 나와 연관된 이슈가 계속 정치적인 문제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검찰과 있었을 수도 있는 오해(미스커뮤니케이션)가 지속되는 것을 피하고 더 이상 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좀더 신중한 조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애씨는 “우리는 처음부터 사건이 정치적으로 흐르는 걸 원치 않았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우리 입국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영문 편지를 공개한 뒤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이 때문에 김씨 쪽이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보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과 있었을 수도 있는 오해’란 표현도 검찰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김씨의 변호인인 홍선식 변호사는 이날 보석 허가 청구서와 재판기일 연기 신청서를 낸 뒤 “김씨가 검찰에서 자백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김씨의 영문 편지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검찰의 부당한 회유와 협박으로 허위자백을 했기 때문에 피의자신문조서 자체를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특정인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많은 사실들이 왜곡됐다”고 말하는 등 김씨의 애초 주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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