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등과 식사자리서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돕겠다”
참석자 “인사치레로 말한것…작심하고 한 발언 아니다”
참석자 “인사치레로 말한것…작심하고 한 발언 아니다”
“백의종군 하는 자세로 돕겠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21일 최고위원-상임고문단, 공동선대위원장단과 식사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거취는 불투명해 보인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 후보는 “대선 때 도와줘서 고맙다. 부족함이 많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미안하다. 백의종군 하는 자세로 돕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대선 패배 이후 자신의 거취를 언급하지 않았다. 20일 선대위 해단식에서도 거취에 대해선 침묵했다.
정 후보가 이날 식사 자리에서 ‘백의종군’을 언급했지만, 그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정 후보의 핵심 참모는 “‘백의종군’의 뜻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당대회나 총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식사에 참석했던 한 최고위원은 정 후보의 ‘백의종군’ 발언에 대해,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기 전에 인사치레로 말한 것으로, 작심하고 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도 “당이 어려울 때 자기가 필요하면 돕는 방법이 뭐가 있겠냐는 고민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명분이 생기면 재기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선에서 졌으면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후보가 그러지 않고 있다”며 “후보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비칠까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는 말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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