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의 대통령지 인수위원회가 입주할 예정인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건물에서 23일 오후 직원들이 짐을 옮기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앞으로는 매주 게임”
당선 뒤 처음으로 쉴 시간이 나자 곧바로 테니스 코트로 달려갈 만큼 이명박 당선자는 ‘테니스 광’이다. 측근들은 이 당선자가 골프보다 테니스를 선호하는 것이 그의 승부근성 때문이라고 한다. 점잖게 걸어다니며 치는 골프보다 격렬하게 움직이며 상대와 공을 주고받는 것이 이 당선자 적성에 더 맞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30년이 넘는 테니스 ‘구력’을 자랑한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삼청동 안가에 딸린 테니스장에서 복식 게임을 3세트나 치렀다.
이 자리에는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비서실 부실장, 박형준·나경원 대변인, 국제정책연구원 유우익 원장, 김영우 정책국장, 바른정책연구원 백용호 원장과 몇몇 전직 테니스 선수들이 함께했다. 이 당선자는 “(경선 때 테니스 하러) 한 번 갔는데 그 이후로 오늘 처음 친 것”이라며 “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트너들의 체력이 부쳐, 매 세트마다 새 파트너로 교체해야 했다. 서울시장 시절, 주변에서 그의 실력을 맞출 사람을 찾기 힘들어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과 주로 쳤다. 시청 공무원들 가운데 이 당선자의 적수가 될 만한 ‘선수’는 제타룡 당시 도시철도공사 사장 정도뿐이었다고 한다. 시청의 한 간부 공무원은 “이 당선자의 테니스는 적당히 상대방을 배려하며 공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이기기 위한 공격적 테니스”라며 “이런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이 당선자는 선수 출신들과 치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시절 그는 주로 남산 실내테니스장을 이용했다. 내년 2월25일 공식 취임할 때까지는 삼청동 안가에 딸린 테니스장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매주 테니스를 하겠다는 이 당선자가 취임 뒤엔 어디에서 운동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청와대 경내에는 테니스장이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테니스장은 2003년 비서실 건물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없어졌고, 옛 테니스장 자리에는 온실이 들어섰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일단 폐쇄된 테니스장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한 뒤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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