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의원
‘외환은행 매각’ 반대-허용 맞서
새 정부 외국자본 개방정책 관심
새 정부 외국자본 개방정책 관심
최경환과 데이비드 엘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각각 경제2분과 간사와 국가경쟁력 강화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새 정부 경제정책의 뼈대를 짜는 일이 이들에게 맡겨진 임무다. 하지만 보이지 않게 두 사람을 묶어주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론스타 문제’다.
최경환 간사(한나라당 의원)는 2003년 8월에 이뤄진 이른바 ‘외환은행 불법매각’ 사건을 가장 앞서 파헤친 ‘스타 의원’이다. 최 간사는 2005년 국정감사에서 금융감독 당국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과정에 잘못이 발견됐으므로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다면서 매각작업 중지 가처분신청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올해 10월 열린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정부와 금융감독 당국에 허위 사실을 제공했으므로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론스타로 대표되는 외국자본의 ‘먹튀’ 논란의 불씨를 처음 제공한 장본인인 셈이다.
한편, 외국인으로 처음 인수위에 참여하게 된 데이비드 엘든 두바이국제금융센터감독청 회장의 처지는 정반대다. 그는 얼마 전까지 에이치에스비시(HSBC)의 아시아 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에이치에스비시는 현재 론스타에게서 외환은행을 다시 사들이는 재매각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두 회사는 내년 4월까지 외환은행 매각 작업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외국자본을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선 외국자본의 더 자유로운 진출입이 허용돼야 한다는 게 그의 기본 생각이다.
현재 외환은행 매각작업의 시계는 ‘잔뜩 흐림’이다. 2003년 인수 당시의 불법성 여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지루하게 벌어지는 탓이다. 정부는 법원 판결이 끝나기 전까지는 에이치에스비시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새 정부 경제정책의 뼈대를 짜는 ‘한 배’에 올라탄 두 사람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누군가 한 사람의 입장이 바뀌거나, 아니면 ‘엇박자’ 정책이 나오거나 둘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데이비드 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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