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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당선인 “정부, 입시서 손 떼는 게 최선”

등록 2008-01-04 20:46수정 2008-01-04 22:55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4일 낮 이화여대 엘지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초청 오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병두 차기 회장,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 이 당선자, 이장무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4일 낮 이화여대 엘지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초청 오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병두 차기 회장,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 이 당선자, 이장무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대교협 “대학간 경쟁 긍정적…서열 고착화는 곤란”
이 당선인, 대교협 총회 참석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4일 “(대학 입시에서) 정부가 손을 떼는 것이 가장 좋은 안”이라며 “하지만 자율에 따른 (대학의) 책임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2008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한 말이다. 대입 자율화를 재확인하면서도, 대학의 책무성을 의심하는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은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기면 또 본고사를 보게 돼 사교육비가 더 들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대학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부족해 보이더라도 잠재성이 있고 창의력이 있는 학생들을 데려다가 좋은 인재로 만드는 교육기관으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고교 평준화를 전적으로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준화에 기본을 두지만 다양성과 수월성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학 총장들은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대입 자율화로 마음껏 경쟁해 보자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하지만 대학 서열을 고착화하는 식으로 가면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채 전남대 총장은 “대학에 필요한 자율은 학문의 자율, 운영·인사·재정 등의 자율”이라며 “중등 교육을 배려해야 하는 입시까지 대학이 자율을 갖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대입 업무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총장들도 있다고 한 총장은 전했다.

김문환 국민대 총장은 “대교협이 당장 대입을 맡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대학 협의체로 의사결정을 강제할 칼자루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대교협 총회에 들른 것을 두고, ‘대입 업무를 맡기기에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거센 대교협과 차기 대교협 회장에 추대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대입 업무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대교협으로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총장은 “대교협이 입시 업무의 많은 부분을 맡아와 걱정 없다”며 “입시비리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자율을 받은 만큼 규제를 위한 장치를 스스로 마련하고 자체 감사를 통해 척결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이날 이 당선인에게 대학과 기업, 정부가 참여하는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통령 직속위원회를 설치할 것 등을 건의했다.

한편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가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입시제도를 뒤집듯이 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불안해하고 혼란이 심해진다”며 “보완은 하되 뒤집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신재 최현준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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