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등 할 일 많아”…비서실장 장관도 의원 배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첫 국무총리 인선을 두고 “정치적 고려나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임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직 일 자체를 위해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또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의 역할 분담’에 관한 물음에 “총리는 (대통령의) 보조 역할이 아니라, 총리 자체의 업무를 갖고 일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조정 기능에 한정해서 일하고, 총리는 앞으로 세계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총리 후보로 거론돼 온 박근혜 전 대표 등 정치인을 배제하고 비정치인·실무형 총리 쪽으로 이 당선인의 마음이 기울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당선인이 ‘세계시장’, ‘자원외교’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을 두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지금까지 거론된 총리 후보군 가운데 외교·경제·실무에 강한 사람으로는 한승주 고대 총장서리와 손병두 서강대 총장 등이 꼽힌다.
이에 대해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 당선인이 (자원외교 등에) 지식이 있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발언했다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총리가 해야 할 일반적 역할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당선인은 총리 외에 나머지 장관 인선에 관해서도 “새 정부는 내각을 중심으로 일을 할 것”이라면서 “이번 내각은 4월 총선이 있으므로 국회의원이 입각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은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에도 국회의원은 배제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렇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장관을 모두 비정치인, 전문인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차관도 전문직을 임명해서 효과적으로 일하도록 할 것”이라고 거듭 ‘일 중심’을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총리 인선 시기와 관련해 “이달 말이나 2월 초 국회 일정에 맞춰서 할 것”이라고 말해 상당 기간 늦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나머지 장관들은 총리 지명 하루이틀 뒤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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