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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당선인, 규제…규제…‘꽉 막힌’ 관료사회에 경고

등록 2008-01-22 20:25수정 2008-01-22 23:18

이명박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18차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18차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당선인 “공무원은 시대걸림돌” 발언 왜
기업할때 부닥친 ‘규제 벽’ 불신으로 쌓여
공직사회 ‘전봇대 뽑기’ 고강도 폭풍 예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공직사회를 향해 ‘공개 경고’를 보냈다.

이 당선인이 22일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대한강국 국민보고대회’에서 공무원들을 향해 “시대의 걸림돌”, “자기 자리만 생각”이라고 말한 것은 다소 거칠지만, 공무원을 바라보는 이 당선인의 솔직한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경제 살리기’에 매달려야 할 때에 공무원들이 이전의 규제 권한을 누리는 데 안주하고 있는 상황,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보여준 공무원들의 로비 행태 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이 당선인의 공무원들에 대한 강한 불신감은 △기업인 △서울시장 △인수위 활동 등을 거치면서 쌓인 그간의 경험에 바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 경영자로 활동한 탓에 관료사회에 대해선 늘 이른바 ‘을’의 처지였다. 이 당선인이 공공기관의 인·허가와 밀접한 건설업에 종사해 이런 상황은 더 심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당선인은 평소 “공무원 업무의 대부분이 규제 업무”라며 “그래서 공무원 숫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규제도 늘어난다”고 말해 왔다.

공무원들과 함께 부대낀 4년의 서울시장 경험도 공무원에 대한 이 당선인의 불신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시절, 이 당선인은 청계천 복원, 버스 중앙차로제, 서울광장 건립 등의 추진 과정에서 사사건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시청 공무원들과 부딪혔다. 여기에 최근 인수위 활동을 하면서 이른바 ‘대불공단 전봇대’로 상징화된 관료사회의 ‘비효율’에 대해 더욱 불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의 공무원 사회에 대한 불신이 이처럼 강한 탓에 ‘이명박 정부’에선 이른바 공무원 사회의 ‘전봇대 뽑기’가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규제 완화’, ‘고객 중심 행정’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시절, 공무원들에게 ‘서비스 마인드’ 부족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또 시장에 부임하자마자, 회의시간부터 아침 7시30분∼8시로 당겼다. “업무 시간은 민원인을 만나야 될 시간이므로, 회의는 업무시간 전에 하라”는 것이다. 또 관리하던 공무원 출퇴근 시간에 맞췄던 시립미술관·역사박물관 등의 개장 시간을 일반인들이 퇴근 뒤 찾을 수 있도록 야간까지 연장했다. 여기에 끊임없이 ‘일’을 벌였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당선인과 함께해 온 인수위 당선인 비서실의 조해진 부대변인은 “서울시장 때, 늘 큰 사업을 두 개 이상 진행했다”며 “공무원 조직을 일하는 조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이런 강한 공직 사회 드라이브에 대해 공무원들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앙부처의 한 고위 공무원은 “정권 초창기에는 늘 공직개혁이 화두가 됐지만, 이번에는 좀더 강도가 셀 것으로 본다”며 “특위 고위직이 하위직보다 더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 공직 사회에 고객 지향 마인드를 접목하는 건 필요하다”면서도 “공공 부문은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마인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공공 부문에서는 ‘신속’보다 ‘정확’, ‘효율성’보다 ‘민주성’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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