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차명소유 의혹이 있는 서울 도곡동 땅을 포스코개발이 사들이도록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역삼동 이명박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윗옷을 벗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5일 김백준씨 출석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다스·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4일 김만제(74) 전 포항제철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이날 오후 특검팀 사무실에 나온 김 전 회장은 “도곡동 땅이 이명박 당선인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실무자들의 보고가 있어서, 그런 줄 알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 전 회장이 지난 1998년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의 실질적 주인은 이명박’이라고 답한 문답서를 근거로, 1995년 포스코개발이 도곡동 땅을 사들이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을 조사한 뒤에 당시 임직원들도 조사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검찰은 “당시 도곡동 땅 매입에 관여했던 포스코 임직원들은 ‘김 전 회장의 지시로 도곡동 땅을 매입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 매매는 사실상 김 전 회장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이 당선인의 최측근 비서인 이진영씨도 불렀다. 이 당선인과 김경준씨가 동업했던 엘케이이(LKe)뱅크 뿐만 아니라, 김씨가 이 당선인과 관계를 청산한 뒤 차린 옵셔널벤쳐스에서 근무하며 자금결제와 인감 관리 등을 담당한 이씨는, 비비케이(BBK) 의혹 관련 핵심 참고인이다. 특검팀은 이씨를 상대로 △엘케이이뱅크와 비비케이와의 구체적인 관계 △주가조작과 횡령 행위로 이어진 업무가 단순히 김경준씨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는지 등을 추궁했다.
특검팀은 이 당선인의 측근으로, 엘케이이뱅크의 부회장으로 일했던 김백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내정자를 5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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